‘비관세 조치’ 논의…LMO규제승인·검역 ‘장벽해소’ 압박 불보듯
통상전문가, “불공정한 강압 행위 ‘야만의 통상시대’ ” 일갈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12. 12
‘상호무역 촉진을 위한 추가 논의’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협상 공동설명서)의 이행단계를 논의하기 위한 한미FTA 공동위원회가 연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의 비관세조치에 대한 의제가 본격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국제법·국내법의 과학적 해법이 적용돼 검역절차 간소화 등은 논의에서 제외되더라도, 한국의 미국산 농축산물 검역과정이 기존보다 ‘속도’ 있게 추진되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동위에서 다뤄질 비관세 조치 논의 내용은 대부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절차에 관해서다. 생명공학제품(LMO) 규제 승인절차를 줄일지 여부, 원예류(과일·채소) 검역절차 간소화 논쟁 및 전담 데스크 설치 여부, 기존에 제출한 수입 신청서에 대해 처리 여부, 특정 용어를 사용하는 미국 육류 및 치즈의 시장 접근성 유지할지 여부 등이 미국의 대표적 주문이다.
지난달 14일 이미 우리 정부는 원예 검역과 관련된 전담 ‘US 데스크’ 설치에 대해서는 제안을 내놨다. 농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 내 ‘소통 포인트’ 개념의 사무실에 실무자를 배치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미측 검역감독기관인 미 동식물 검역소(APHIS)와는 실무 접촉이 아직 없는 상태라는 전언이다.
비관세 조치에 대해 속도를 내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 우리 정부의 대처 방안이 관심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체적 제안 사항은 없고, 미측의 문제제기에 따라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 이라고만 언급했다.
복수의 통상 전문가, 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의‘비관세 장벽 해소’라는 의제를 기술·과학적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측이 ‘승인 절차 간소화’ 등을 주문할 경우, 우리 정부는 수입위험분석(IRA)‘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을 대안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농산물 병해충 등의 광범위한 위해요소를 속도감있게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기 때문에, IRA 절차의 대부분이 속도감있게 해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정부로서도 이미 도입 방침을 밝힌 내용이다.
미측이 요구하는 객관성·투명성·과학성에 대해 필요충분조건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합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것으로, 내부 진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검역과정에 속도가 붙게 되면, 그간 미국으로부터 ‘장벽’ 이라 일컬어지던 우리나라의 비관세 조치의 상당수가 보호막 역할에 수명이 다할 것이란 분석이다. IRA 8단계 통과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 7~9년임을 감안할 때, 검역기일이 기존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추고 대응할 시간적 기회가 그만큼 사라진다는 뜻이다.
또한 미국의 검역절차 ‘간소화’ 요구에 일절 불응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인내할 여력이 있느냐는 현실적 반문인 것이다. 이에 걸맞게 보호무역주의에 기반한 미국의‘야만의 통상시대’라는 용어도 나온다.
GSnJ인스티튜트 서진교 원장은 한 언론 칼럼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규범에 기초한 통상분쟁 해결은 중단된 지 오래” 라고 꼬집고, “분열과 갈등 속에 힘을 앞세운 불공정한 강압 행위가, 규범이 지배한 기존의 무역 질서를 혼란에 빠뜨렸으니 이성이 아닌 ‘야만의 통상시대’ 가 시작되었다는 표현은 과한 것이 아니다” 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