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FTA관련 보고서, 농업 ‘희생양’ 명확
팩트시트 실행방안 앞두고‘반면교사’…“농업개방, 더는 안된다”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12. 12
정부가 지난 10일 ‘조인트 팩트시트’ (한미협상 공동합의문)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이 임박했다고 밝힌 가운데,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이행 때문에 10년간(2012~2022) 누적 6조8천억원의 농업부문 생산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의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는 그간 한미FTA 동력으로 연평균 5.5%의 대미 수출증가를 이뤘다고 홍보해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농업 피해를 ‘희생양’ 으로 수출 길을 열어 온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6조8천억원이면 한해 농업생산 매출액 12%와 맞먹는 규모로, 품목 불문하고 국내 중소 규모 영세 농가는 거의 폐업정리됐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이런 이유로, 팩트시트 완결과 관련된 정부의 연내 한미FTA 공동위원회 개최에 앞서, 추가 개방이 우려되는 농업부문에 대해 보호 대책이 선결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농업을 ‘또 죽이는’ 협상이 돼 서는 안된다는 주장인 것이다. 개방 저지를 위한 협상 시나리오 준비, 피해보상 차원의 별도 농업구제대책 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FTA 농업부문 영향 및 국내 보완대책 평가’ 보고서는, FTA를 통한 교역량 증가로 전체 FTA 무역수지는 흑자지만, 농업부문 무역수지는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2012년 발효된 한미FTA로 인한 농업생산액 감소 규모가 연평균 6천752억원에 달한다. 미국에 대한 국내 농산물 개방률은 97.9%에 이르고, 축산물과 곡물 수입량 증가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해를 거듭할수록 두드러지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의 교역에서 농식품 무역적자 규모는 2020년 76억달러(현시세, 약 11조1천500억원), 2022년 95억달러(약 13조9천300억원), 2024년 80억달러(약 11조7천300억원) 등이다.
농축산물 완전개방에 근접한 무역구조 속에 지속되는 무역적자 누적으로 10년간 6조8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농업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한미FTA 이행 이전 영향평가 피해규모 6조5천690억원보다 1천830억원이 늘어난 규모로 축산·곡물 부문의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농식품부는 농식품 수출액 증가를 주장하지만, 이 조차도 가공식품 위주여서 우리나라 농가소득 증대로의 연계성은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게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정부가 농업 피해를 대비해 FTA 보완대책으로 내논 정책들은 ‘무용지물’ 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FTA 직접피해지원 부문에서, 피해보전직불제도(2015년~2024년 시행분)의 평균 집행률은 37.0%에 불과했다.
FTA로 인해 피해가 발생해도 지급 요건이 엄격, 일례로 2024년 FTA 피해보전직불금 지원 대상 품목은 한우, 송아지, 육우, 녹두 등 4개 품목에 그쳤다.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내논 ‘축사시설현대화’ 사업 또한 실행 집행률이 부진했다. 최근 3년(2022~2024년)간 내역을 보면, 평균 실집행률은 융자 53.0%, 보조 58.3% 등으로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출구조조정 사업에 포함될 정도로, 활성화 노력이 미비했다는 지적이다.
‘원예시설현대화’ 사업 집행실적도 불용·이월을 거듭하면서 예산이 축소되는 등 매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집행 내역이 2022년 59.7%, 2023년 49.8%, 2024년 41.1% 등이다.
개방 파고속에 근본적 체질개선책으로 채택된 친환경농업직불제는, 오히려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가수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인증 농가수는 2020년 5만9천249호에서 2024년 4만8천668호로 줄었다. 재배인증 면적 또한 같은 기간 8만1천827ha에서 6만8천165ha로 감소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 말미에 “향후 체결되는 무역협상에서는 생산피해규모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고 지적하면서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국내보완대책 사업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분석을 통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고 제안했다.
이와 별도로, 한 통상전문가는 “현재 정부는 한미협상과 관련해 ‘농업부문 추가개방이 없다’ 고 단언하면서 관련 대책를 준비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표방 속에 벌어지는‘기울어진 협상’은 우리가 예측하는 과학·논리와 거리감 있다. 분명 농업부문에 타격을 가할 것이고, 이에 대비한 준비는 꼭 필요하다” 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