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국회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농안법 개정안이 통과돼 평가가 좋지 않은 도매시장법인에 대한 지정 취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농산물 출하 차량들이 도매법인 경매장 앞을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한승호 기자
부진 법인 지정 취소 ‘의무화’ 담은 농안법 개정안 공포 목전
정가·수의 전담인력 의무 도입 등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12. 12
지난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아직 심의 절차가 남아있으나, 의결·공포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국회 농해수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농안법 개정안 대안의 핵심은 평가 부진 도매시장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한 점이다. 도매법인 평가(운영실적) 강화는 최근 몇 년간 농식품부가 매년 발표하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의 핵심으로 자리했다. 농산물 소비지 가격에 정부가 막대한 관심을 기울임에 따라 가격 결정 구조에 관심이 쏠렸고, 불합리한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개선방안이 도매유통 부문에 치중된 까닭이다.
2023년과 2024년에도 농식품부는 유통구조 개선방안에 도매법인 평가 강화 및 부진 법인 퇴출 의무화를 명시한 바 있다. 비록 올해가 돼서야 관련 법안이 상임위 법사위 문턱을 넘었으나, 이로 인해 매년 진행되던 도매법인 평가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 거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안법 개정과 더불어, 평가체계 자체도 강화돼서다.
농식품부는 농안법 제77조에 근거해 매년 공영도매시장 개설자를 비롯해 도매법인·공판장·시장도매인의 거래 실적 및 재무 건전성 등 경영관리에 대한 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평가는 전년도에 확정한 세부요령에 따라 거래 투명성·집하 분산 노력·물류 개선 및 ESG 경영 등의 항목을 계량·비계량지표로 산출해 따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간 농식품부는 최우수·우수·보통·미흡·부진 5개 등급을 통합·운영했으나, 올해 평가부턴 미흡·부진 등급을 분리 운영해 하위 10%와 절대 점수 50점 미만 법인엔 부진 등급을 부여키로 했다. 비계량지표도 2025년도 평가에서부턴 사라진다.
이밖에 개정안은 △도매법인 공모지정 도입 및 재지정 제도 신설 △도매법인에 정가·수의매매 전담인력 의무 도입 및 출하자 손실 방지 노력 강화 △도매법인·시장도매인 공시사항 법률 규정 및 위탁수수료 사항 추가 △주무부처 장관에 도매법인 및 시장도매인 위탁수수료 조정 권고 권한 부여 △위탁수수료 수입의 의무자조금 지원금 납부 △도매법인 임원 등의 교육훈련 의무 이수 강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앙도매시장 개설자가 도매법인 재지정 시 주무부처 장관과 협의해야 하며, 농산물 가격 안정 및 농어민 권익 보호 등 지정조건을 붙일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도매법인·시장도매인이 매수하거나 위탁받은 농수산물 매매 시 출하자 생산비용 이상의 가격으로 매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개정안에 포함됐는데, 출하자 측에선 생산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않았고 재량규정 형식에 그치지만 나름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안법이 개정·공포될 경우 주무부처 장관은 도매법인이나 시장도매인에게 위탁수수료 조정을 권고할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강행규정이 아닌 탓에 실제 위탁수수료 조정 권고가 이행될지 의문이 뒤따르지만, 도매법인 평가 강화와 더불어 퇴출 의무를 강제하는 농안법 개정의 향방에 농산물 도매유통 개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