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업신문] 도매시장 경쟁 강화 나선 정부…농안법 개정안 국회 통과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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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성과 부진 도매법인 지정취소 의무화

“징벌적 제도 우려” 현장 목소리도



한국농업신문 박현욱 기자 2026. 1. 30



농림축산식품부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농산물 도매시장의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진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통해 도매시장 경쟁 촉진 기반 조성과 도매법인의 공익적 역할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유통 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관련 내용을 담은 농안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국회 논의를 진행해 이번에 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도매법인 간 경쟁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도매법인의 운영 실적을 평가해 성과가 부진한 법인에 대해서는 지정 취소를 의무화하고, 신규 도매법인 지정 시에는 공개 경쟁 방식인 공모 절차를 도입하도록 했다. 지정 기간이 만료되는 기존 법인에 대해서는 공익적 역할 수행 여부 등 조건을 부가해 재지정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했다.

또한 도매법인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농식품부 장관이 도매법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을 고려해 위탁수수료율 조정을 권고할 수 있도록 했으며, 농산물 가격 변동성 완화를 위해 도매법인과 공판장에 전담 인력 운용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유통 현장에서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일부 조항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운영 실적 평가 결과에 따라 도매법인 지정 취소를 의무화한 조항을 두고, “도매법인을 줄 세워 퇴출시키는 징벌적 성격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수의 유통전문가들은 “도매법인은 단순한 영리 주체가 아니라 수십 년간 산지 네트워크, 출하자 신뢰, 물류·경매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 온 유통 인프라”라며 “지정 취소가 곧바로 퇴출로 이어질 경우, 한 법인이 쌓아온 무형의 자산과 시장 안정 기능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신규 도매법인 진입과 관련해서도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모를 통해 새로운 법인이 들어올 경우, 초기 운영 미숙이나 산지·중도매인과의 연결 부족으로 유통 과정에서 혼선이나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규 법인이 도매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관리·보완 장치를 두는 ‘연착륙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쟁 촉진과 공공성 강화라는 정책 목표가 단기적인 성과 위주의 평가로 흐를 경우, 도매법인이 안정적 유통보다는 수치 관리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생산자 보호, 가격 안정, 산지와의 장기적 신뢰 구축 등 도매법인의 본래 기능이 평가 체계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며, 시행 전까지 신규 법인 공모 절차와 재지정 조건 등 하위 법령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엄정한 평가체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번 농안법 개정으로 도매시장의 경쟁 체계를 구축해 유통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도매시장 유통 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번 개정이 도매시장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 강화와 함께 유통 시스템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세밀한 후속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