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학원 보내고 외식하고”…월 15만원에 경제순환 훈풍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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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26일 농어촌기본소득을 받은 전북 장수군의 한 주민이 기본소득으로 지역특산물인 사과를 구입하고 있다.




장수군 기본소득 첫 지급 현장

순창·영양 주민도 첫달치 받아

소상공인 매출 증가 기대감 커

사용처·한도 확대 필요 지적도



농민신문 장수=지유리 기자 2026. 2. 28



“그동안 비용 부담 때문에 첫째만 예체능 학원에 보냈거든요. 이제 농어촌기본소득을 받게 됐으니 둘째와 셋째도 학원에 보낼 수 있겠네요.”

2월26일 전북 장수군의 농어촌기본소득 1호 수령자로 선정된 박해진씨(41·장수읍)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세 남매를 둔 그는 5인가구로, 그의 가족은 2년간 1인당 15만원 총 75만원을 매월 받게 된다.

이재명정부의 역점사업인 기본소득은 이날 전북 장수·순창, 경북 영양에서 첫 지급이 이뤄졌다. 이어 27일에는 경기 연천, 강원 정선,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남 신안, 경남 남해 주민들이 첫달치를 받았다. 전남 곡성에선 3월말에 2·3월분이 한번에 전달된다.

장수군 분위기는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군청 앞에 차려진 기본소득 가맹점 홍보·판매 부스는 기본소득을 사용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계북면에서 농어촌민박을 운영하는 김영섭씨(51)는 “생활비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며 “가족 외식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민박집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민박집 이용객의 15% 정도가 지역주민인데, 기본소득 지급으로 주민 이용객이 더 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급된 기본소득은 식당·마트·병원 등 가맹점에서 3개월(면 주민은 6개월) 안에 소진해야 한다. 지역경제 순환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그렇다 보니 소상공인의 기대감이 특히 크다. 장수읍 어울림센터 푸드코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정민씨(32)는 “기본소득에 맞춰 메뉴를 다양화했다”며 “이전보다 매출이 두배 정도 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본소득 훈풍을 타고 상권도 더욱 충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경애 장수군 농산업정책과장은 “동네에 없던 피자가게나 미용실, 전자제품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지역에 돈이 돌면 다른 매장도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변화의 조짐은 일찌감치 감지됐다. 수십년간 인구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인구 2만명선 붕괴를 우려하던 상황에서 기본소득 사업지 선정과 동시에 반전을 맞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2만445명이었던 군 인구는 시범사업 선정 직후인 올 1월 2만1015명으로 석달 만에 500명 넘게 늘었다. 박 과장은 “전입한 이들 중 30%는 서울·경기에서 이주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예비 귀농자들이 기본소득을 고려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경희씨(55·장수읍)는 “평소 유류비가 많이 드는데, 주유소에서 쓸 수 있는 돈이 최대 5만원밖에 안돼 아쉽다”고 했다. “가맹점이 많지 않은 면에 사는 사람들은 더욱 불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상기씨(80·천천면)는 “평소 자주 이용하는 동네 하나로마트에서 기본소득을 쓸 생각이었는데, 월 5만원만 쓸 수 있다고 하니 불편하다”고 했다.

소상공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카페 사업자 이씨는 “사용처 규제 때문에 읍 주민만 기본소득으로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데, 규제가 사라지면 면 주민도 고객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추후라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기본소득은 국토 균형발전과 사람이 머물 수 있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정책 실험”이라며 “소멸위기 지역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