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회장 사과문, ‘반응 냉냉’
“주인의식·협동조합 정체성 함몰”
농업인신문 방종필 기자 2026. 1. 16
개혁 대상의 정점에 농협중앙회가 놓였다. 정부가 농협을 상대로 한 특별감사 중간발표가 있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자체 개혁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반발여론은 더 번지고 있다.
농협 개혁은, 다시 ‘백지상태’ 에서 신용·경제사업 분리 당시의‘협동조합 정체성’부터 따지자는 주장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특히 농식품부의 감사 중간발표 <▶본지 1월12일자 보도> 에서 드러난 강호동 회장을 비롯 농협중앙회 구조적 비리, ‘돈잔치’ 방만 운영 등에 대해 사회적 공분이 폭발했다. 조직의 시스템보다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 가 더 공분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 협동조합 관계자는 “아무리 잘 갖춰진 법제도와 시스템이 장착돼 있더라도, 틈새를 노리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모든게 무용지물” 이라고 말했다. 농협개혁의 핵심이, 제도적 손질이 아니라 협동조합 정체성에 대한 인식을 회복하는 것이라는게 이 전문가의 주장이다.
강호동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식품부 특별감사 내용에 대한 사과와 함께, 회장의 권한 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직, 농협재단 이사장직을 사임한다” 면서 “앞으로 인사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대해서는 사업전담대표이사에게 맡기겠다” 고 말했다. 자체 개혁 방안을 냈다.
강 회장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자체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 중앙회장 선출방식과 지배구조 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스마트농업 확산, 청년농 육성,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여론은 냉냉하다. 농업계는, 강 회장이 ‘뼈를 깎는 쇄신’ ‘책임 통감’ ‘ 인적 쇄신’ 등 각오를 밝혔지만, 중앙회장직 사퇴여부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던 점을 지적하고 있다.
뇌물수수 협의, 농협재단 사무총장 부정 취업, 황금 10돈 뇌물수수 뒤 반환, 내부 인사 개입, 최고급 해외여행 등, 모든 문제의 중심에 위치한 강 회장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중론이다.
농민단체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종합농업단체 연대조직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종협, 상임대표 노만호)는 13일 성명을 통해 “농협은 강 회장의 약속대로 즉각 이행해 조직 쇄신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면서 “농협은 또 ‘농업인 실익 증진’ 이라는 설립 목적대로, 농업인 소득증대에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내 개혁의 당위성을 입증해야 한다” 고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또한 같은날 성명을 내고 “강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은, 농협 개혁의 본질에는 전혀 다가가지 못했다” 며 “중앙회장은 즉각 사퇴하고 모든 의혹에 대해 성실히 조사에 임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즉각적인 농협중앙회 구조개혁을 요구했다.
정치권도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농경제사업을 등안시한 채 신용사업 중심의 돈잔치와 방만경영이 누적된 것”이라며 즉각적인 구조개혁을 요구했다.
진보당 전종덕 의원은 “현 체제를 그대로 둔 채‘개혁위’를 꾸리는 것은 개혁을 위장한 (강 회장의)자기보호에 지나지 않는다” 며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농협중앙회 개혁과제를 연구한 한 협동조합 전문가는 “중앙회장 문제가 터졌을 때, 중앙회 회원인 전국 조합장들이 긴급히 모여 사퇴 목소리를 높이는 등 자정 노력이 있었어야 했다” 면서“농협의 개혁은 물리적인 제도·시스템 등이 아니라‘법인 재무장 운동’등 구성 회원들의 주인의식이 발휘될 때 경계를 넘게 된다” 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