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의 시설하우스 농가 전상훈 씨가 기름저장 탱크를 점검하는 모습. 3천 400평 4개월치 난방비만 5천만원에 달한다. 사진=박정완
‘면세등유’ 5년 새 65% 상승
한파 속 난방비 폭탄 걱정
“열효율 높은 ‘면세경유’ 도입해야”
농업인신문 박정완 기자 2026. 1. 16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시설하우스 농가들의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온을 유지해야 하는 시설재배 특성상 난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급등한 유류 가격과 낮은 열효율이 농가 경영을 짓누르고 있다는 하소연이 현장에서 잇따르고 있다.
#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에서 딸기 2400평과 토마토 10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운영하는 전상훈 씨는 겨울철 난방비만 약 50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전체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전 씨는 총 7대(18만Kcal/H)의 농업용 온풍난방기를 가동하며, 1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농업용 면세등유를 사용한다.
한겨울에는 난방기를 풀가동해야 해 난방기 1대당 하루 30~40리터 이상의 연료가 소요된다. 지난해 폭설 당시에는 시설 피해를 막기 위해 24시간 가동하면서 하루 난방비만 약 200만 원이 든 때도 있다. 전 씨는 “열효율이 더 높은 면세경유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면 겨울철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서 1200평 연동하우스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이재현 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20만Kcal/H 온풍난방기 2대를 사용하는 그는 두 달 동안 등유 값으로만 1200만 원을 지출했다. 이 씨는 “난방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며“겨울을 날수록 적자 걱정이 커진다” 고 토로했다.
실제 면세등유 가격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020년 면세등유 평균 가격은 ℓ당 676.74원이었으나, 2025년에는 1118.96원으로 뛰었다. 기사 작성일인 1월 14일 기준 가격은 1136.97원으로, 5년 새 약 65% 상승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현장에서는 등유보다 열효율이 높은 면세경유의 난방용 사용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평택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조준기 씨는 “등유는 경유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더 비싼데 난방 효율은 떨어진다” 며 “예를 들어 비닐하우스 한 동에서 등유 1000리터로 5일 난방할 때, 경유 1000리터면 7일 정도 버틸 수 있다” 고 설명했다.
# 충북 음성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김필종 씨 역시 “경유 보일러가 시설하우스 난방에 유리하다는 것은 농가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는 부분” 이라며 “농업용 면세유는 유통 절차와 점검이 엄격해, 면세경유가 다시 공급되더라도 부정 사용 우려는 크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농업용 면세유 제도는 농가 경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1986년 도입됐다. 시행 초기에는 등유와 경유 모두에 폭넓게 적용됐지만, 2008년 감사원 감사에서 대규모 부정 유통 사례가 적발되면서 난방용 면세경유가 제외됐다. 현재 면세경유는 트랙터와 콤바인 등 농기계 주유용으로만 제한 공급되고 있다.
이번 주 다시 강추위가 예보되면서 시설재배 농가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단기적인 유가 지원을 넘어, 난방 효율과 비용 구조를 함께 고려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