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해마다 반복되는 미등록 외국인 단속에 농가 ‘멘붕’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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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 잃고 벌금에 작업중단까지” 삼중고

합법 인력 늘었지만 농촌 수요 못 따라가

임시 허용·단속 자제…현실 반영 대책 시급



한국농정신문 유승현 기자 2025. 12. 1



법무부가 올해도 어김없이 미등록 외국인노동자 합동단속을 시행하며 농가에 큰 피해를 남겼다. 정부가 계절근로자제 등 외국인 인력 제도를 확대하고 있지만, 농촌 필요 인력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농번기 단속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법무부는 2023년부터 이전보다 강화된 미등록 외국인 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상도에서 1만5000평 규모로 마늘 농사를 짓는 A씨는 지난 10월 단속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는 “고용 첫날 단속으로 한나절 만에 일손을 잃어 마늘 정식을 제때 못했고, 910만원의 벌금까지 부과돼 피해가 컸다”고 했다. 이어 “지인을 통해 인력을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등록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법무부의 사전 관리 소홀은 외면한 채 농가에만 ‘법대로’ 벌금을 부과하고 농작업 중단까지 초래하는 단속 현실에 힘이 쫙 빠진다”고 토로했다.

김장철인 11월 초 절임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에서도 20명이 한꺼번에 잡혀가 농작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단속에 걸리지 않아도 불안은 마찬가지다. 경상도에서 미등록 외국인 2명과 고추 농사를 짓는 B씨는 “주변 농가에서 15~20명이 단속돼 농사를 망쳤다는 말을 들었고, 우리 외국인들도 한동안 밖을 나오지 못했다”며 “제도가 안정적으로 인력을 공급하기 전까지는 단속 유예나 일시적 합법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단속 과정에서의 인권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른다. 슈퍼까지 단속해 식료품조차 사지 못한 채 며칠씩 숨어있거나, 도망치다 부상 시 치료비 발생 우려로 단속반이 ‘못 본척’하고 돌아가는 상황까지 있다는 것이 농가들의 이야기다.



◇ 제도 늘었지만…농가 인력난 여전

정부는 고용허가제, 농가·공공형 계절근로자제 등을 통해 농촌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의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 농림어업총조사(2020년)에 따르면 1개월 미만의 일용직 수요가 많은 작물재배 농가 중 64.2%가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제도만으로는 단기·일용직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당 인력 대부분이 미등록 외국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20년 작물재배 농가 402곳을 조사한 결과, 미등록 외국인 고용 비중이 91%에 달했다. 2022년 공공형 계절근로자제(일일 단위 인력 지원 방식) 도입 후 상황이 일부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지만, 관련 통계는 아직 없다. 현재 이 제도가 60개 시군에서만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등록 외국인노동자의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농가가 버틸 수 있는 ‘당장의 대책’ 필요해

김진영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창녕군지회장은 “합법 인력은 부족하고 숙련도도 낮아, 미등록 외국인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자 제도 개선으로 외국인이 합법적으로 일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불법 체류·취업 문제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숙련된 노동자로 기능하고 있는 미등록 외국인에 대한 단속 강화보다도 일시적 체류 허용, 비자 제도 개선 등 정부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농업경영정책과 관계자는 “법무부와 ‘농·어업 외국인력 지원 TF’를 꾸려 농촌 인력난 해소 방안을 협의하고, 농번기 단속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올해 단속은 민원에 따른 최소 조치였고, 관련 제도가 안착해 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