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농식품부 전략작물 운용 설계, ‘고민의 시간’
202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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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콩·가루쌀·밀·수급조절용벼 등 올해 전략작물 운용 방안을 놓고 농식품부가 다방면으로 고민 중이다. 수요처 개척과 식량자급률 제고 실적 등은 농식품부가 전략작물 육성 정책에 있어 끊임없이 마주하고 있는 난제들이다. 지난해 11월 17일 경북 문경시 가은읍 들녘에서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논콩을 수확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다음달 초 품목별 목표면적 윤곽, 머릿속 복잡한 농식품부

콩·가루쌀 소비 고민 계속…밀, 자급률 목표 하향조정 기류

수급조절용벼 참신하지만…의존도 높이면 식량자급률 답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6. 1. 18



식량자급률 제고의 핵심 수단이지만 좀체 길을 개척하기 쉽지않은 전략작물 육성. 기후재난과 전쟁위기가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논콩·가루쌀·밀·수급조절용벼, 전략작물 주력 품목들의 현재 정책 상황은 어떨까.


논콩·가루쌀,

급한 불 껐지만 소비 문제 난항

논콩과 가루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농식품부가 2026년산 재배면적 감축 의중을 내비치면서 현장에혼란을 초래해 왔다. 정부의 전략작물 육성 정책에 따라 벼를 콩·가루쌀로 전환하는 데 기반 투자를 해온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전략작물직불제 예산 운용계획에도 논콩과 가루쌀은 각각 2만2000ha, 8000ha의 면적이 명시돼 있는 상태다(지난해 논콩 3만3000ha, 가루쌀 1만1400ha).

결론부터 말하면 이 2만2000ha· 8000ha는 확정된 목표면적이 아니다. 직불예산 운용계획상 논콩·가루쌀·수급조절용벼·조사료·옥수수·깨 등 전략작물직불제 하계 운용품목 10개의 총 계획면적이 9만ha인데, 이 9만ha 내에서 농식품부가 품목별 면적 재조정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초쯤 정리될 예정이다.

논콩과 가루쌀은 농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해에 준하는 면적을 유지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논콩은 지난해 3만3000ha 중 정부 비축수매 대상(백태·콩나물콩)인 2만6000ha 재배를 보장하기 위해 수매예산(6만톤분)까지 확보해 둔 상태고, 가루쌀도 지난해 1만1400ha 중 실제 직불금 지급 면적 9700ha를 감안해 8000~9700ha 사이에서 목표면적을 논의하는 중이다.

농민 피해를 최소화한다 해도 문제는 역시 소비다. 가루쌀의 경우 본래 목적인 가공(제과·제빵) 소비가 원활치 않아 여전히 82%(지난해 수매비축 물량 2만톤 중 1만6000여톤)를 주정용으로 처분하고 있다. 명색이 전략작물이면서 식량자급률 제고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계속해서 기업 대량소비를 타진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개별 제과점 소비 위주의 교착 상태에 놓여 있다.

가루쌀은 주정용이라는 최후의 소비 수단이라도 있지만 콩은 재고가 늘상 큰 골치다. 현장 혼란을 막기 위한 6만톤 비축수매 계획까진 좋지만 이를 포함한 올해 콩 비축재고는 12만5000톤이 된다. 기업에 할인공급을 늘려 수입콩 원료소비를 대체케 하는 것 외엔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행히 올해 말부터 시행하는 유전자조작물(GMO) 표시제가 국산콩에 한 줄기 활로를 보여주고 있다. 식용유 등에 Non-GMO 국산콩 프리미엄 시장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재고 문제에 숨통이 틀 수 있다. 농식품부도 지난해 콩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을 11월까지 유보한 데 이어 올해는 아예 증량 계획을 세우지 않음으로써 기업들에게 국산콩을 사용하라는 정책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콩도, 가루쌀도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인 소비 생태계를 구축해내지 못한다면 예산 과부담 내지 정책 파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태다.


쌀 수급이냐 식량자급률 제고냐

수급조절용벼와 밀, 엇갈린 상황

올해 새롭게 도입한 전략작물 ‘수급조절용벼’의 경우 소비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수급조절용벼는 평시엔 가공용, 쌀 생산부족 시 밥쌀용으로 사용하는 벼다. 기존 정부양곡 구곡의 가공용 공급을 대체하게 되는 만큼 다른 전략작물들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직불예산 운용계획상엔 2만ha지만 품목별 재배면적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타 전략작물 확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 그 면적을 흡수할 수도 있고, 내년 이후에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소비처가 정해져 있다는 건 수입산을 대체할 신규 수요 개척이 어렵다는 뜻이다. 논 타작물 재배 효과(쌀 생산량 조절)만 놓고 보면 참신한 정책이지만 전략작물의 최대 목적인 식량자급률 제고 효과는 없는 셈이다. 전략작물 중 수급조절용벼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식량자급률 제고는 더뎌질 우려가 있다.

동계 전략작물인 밀은 수급조절용벼와 반대로 논 타작물 재배 효과는 없지만 식량자급률 제고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논콩·가루쌀과 마찬가지로 소비에 난항을 겪고 있는데, 전략작물 육성 정책의 초점이 은연중에 쌀 생산량 조절 쪽으로 기울면서 더더욱 힘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2025년까지 5%를 목표로 했던 자급률은 1.5%(9072ha)에 그쳤고 올해도 직불예산 운용계획엔 3만1000ha를 잡았지만 실제론 9000~1만ha가 파종된 것으로 파악된다.

밀은 별도의 육성법(「밀산업 육성법」)까지 있어 농식품부가 특별히 주력해야 하는 품목이다. 올해는 마침 5년 단위 법정 육성계획의 2차 계획(2026~2030년)을 수립·시작해야 하는데, 1차 계획에서 설정한 ‘2030년 자급률 10%’ 목표를 현실적으로 하향조정할 것이 유력하다. 새로운 자급률 목표를 포함해 생산안정·소비확대 방안 등을 담은 2차 밀산업 육성계획이 이달 말에 윤곽을 드러낼 예정으로, 방향과 정도가 어찌됐든 국산밀 업계가 한바탕 술렁이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