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시행규칙 개정안 내놔
민간 지정 가능 조건에 ‘촉각’
일각선 ‘공공성 최우선’ 주장
농정원·산업인력공단 거론도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5. 11. 11
외국인 계절근로자 전문기관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방자치단체간 업무협약(MOU) 체결부터 근로자 출입국 및 체류 관리 지원까지 다양한 역할을 할 전문기관으로 어느 곳이 지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법무부는 계절근로자 전문기관 지정 기준을 담은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전문기관 지정 근거를 마련한 개정 ‘출입국관리법’이 내년 1월말 시행되는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은 지자체가 외국 지자체와 MOU 체결, 근로자 선발, 입출국 지원, 국내 체류 관리 등 업무를 도맡았다. 하지만 지자체 담당자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인력도 부족해 근로자 체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입국 과정에 브로커가 개입해 부당한 수수료를 착취하는 등 인권문제도 발생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전문 인력과 사무실을 갖춘 ▲공공기관 ▲농·수협 ▲비영리법인·비영리단체 ▲지자체 출연기관 등을 전문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후 관련 고시 개정까지 마무리한 뒤 전문기관 지정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공공성’이 최우선 지정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은 “개정안은 민간도 전문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면서 “브로커로 활동하던 사람이 단체를 만들어 전문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제도개선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전국 이주인권단체 역시 “투명성과 공공성 면에서 ‘정부 주도 운영’이 가장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법무부가 민간 모델로 가려는 시도를 한다”고 공동 성명을 냈다.
법무부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나 어떤 곳이 적합한지는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임 의원은 “계절근로자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농업 관련 기관이 전문기관으로 지정돼야 한다”면서 농업고용인력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이런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농정원은 (이민 관련) 전문기관은 아니어서 제대로 하려면 보완이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폈다. 농정원은 해외 조직이 없고 국제업무 경험도 적어 계절근로에 적합한 인력을 해외 각국에서 들여오려면 조직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국에 10만명 규모의 계절근로자를 배정해야 하는데, 지역 조직이 부재한 점도 문제다.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경우 고용허가제 전담기관으로서 외국인 고용 지원 업무에 전문성은 있지만 농업과 접점이 적다는 점이 한계다.
이에 시행규칙 개정안에 포함된 비영리단체 등 민간 역량을 활용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이민 관련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MOU 체결은 공공기관 주도로 하되 현지나 국내 각 지역에서 이뤄지는 근로자 선발, 체류 관리 등 실무 업무는 민간이 지원할 수 있도록 협업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기관 운영 예산 확보는 또 다른 숙제다. 당장 내년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인력과 사업 운영을 지원할 예산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엔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