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성공적인 농정 대전환을 위한 제언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2026. 1. 26
이재명정부는 국가책임농정을 강화해 농가소득을 향상하고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농정 대전환’을 추진 중이다. 농어촌기본소득 도입, 농가경영 안정제도 확충,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 수출확대, 농업의 디지털 전환 등은 그동안 우리 농업이 직면해온 경영 불안정 문제를 상당 부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적인 농정 대전환 달성을 위해 정부에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핵심 주체 육성이 시급하다. 최근 인공지능(AI) 혁명과 탄소중립, 온라인 유통 혁신, 지역 과소화 등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정부가 주도하고 농민이 따라가는 방식의 농정은 농업·농촌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외부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농민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촉진자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농정체계를 바꿔야 한다.
둘째, 농민 주도의 정책체계 확립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농민과 농가조직의 교육·지도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전업농은 농업발전의 핵심 주체로, 영세 고령농은 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농촌사회 유지·발전의 주체로 각각 구분해 맞춤 육성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부 지원사업 역시 보조금보다는 장기 저리 융자 위주로 바꿔 과잉투자를 방지하고 농민의 책임 의식을 높여야 한다. 전업농의 개념과 정의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경영·리더십 교육을 체계적으로 설계해 경영능력을 배양하고 농촌사회를 이끌어갈 리더로 키워야 할 것이다. 조직화된 경영체도 공동영농과 공동판매의 핵심 주체 역할을 하도록 육성하고, 전국 단위 조직을 만들어 자율적인 수급 조절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셋째, 농정 추진체계와 방식의 근본적인 개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앙정부 중심의 기획·집행 체계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여건에 맞는 정책을 직접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 물론 농가경영 안정 대책, 에너지 전환, 식품 안전관리처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은 중앙정부가 맡아야 한다. 하지만 지역농업 육성이나 농촌개발과 같은 지역 특화 정책은 지자체가 직접 기획하고 집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넷째, 현재 분산된 농정 프로그램과 추진 기관의 재편도 필요하다. 과거 여러차례 농업발전 대책을 수립·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이 개발됐으나, 이로 인해 수많은 농정 프로그램이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사한 사업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성과가 미흡한 프로그램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통폐합해야 한다. 농업발전을 저해하거나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는 과감히 개선하고,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다섯째, 스마트농업의 발전과 농업분야 AI 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정책의 전면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현재와 같은 공공 주도의 R&D와 지도체계로는 급변하는 기술 혁신과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는 데 한계가 있다.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R&D 과정에 민간과 농민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또 공공연구기관, 대학, 기업, 농민 조직이 긴밀히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해 ‘민·관·학 협력체계’를 공고하게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기회에 농정 대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농업·농촌의 발전이 앞당겨지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