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졸속 행정통합, 지방분권 아닌 ‘국가 행정체계 파괴’ 초래”
202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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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강당에서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 전수분석 결과발표 및 졸속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경실련 활동가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실련,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 전수분석 결과 발표

법안 조문 84%, 선심성 민원·재정특혜·규제완화 내용

“지방선거 전 졸속 입법 중단하고 원점서 재논의해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6. 2. 10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남도·대전광역시, 전라남도·광주광역시, 경상북도·대구광역시 등 광역지자체 간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발의한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안이 정녕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행정통합 관련 법안들은 하나같이 지역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나 실상은 지역의 각종 선심성 민원 해소 및 재정 특혜 제공, 무분별한 권한 이양에 방점이 찍혔으며, 궁극적으론 지자체 간 ‘특혜 쟁탈전’ 야기 및 ‘국가 행정체계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오랫동안 지방자치·지방분권 실현을 촉구해 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이의영·류중석·김철환·원경·김연옥, 경실련)은 최근 발의된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을 전수 분석했다. 경실련은 10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 전수분석 결과발표 및 졸속 입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실련이 내린 결론은, 현재 추진 중인 행정통합 3대 특별법안은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법안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경실련이 분석한 특별법안은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발의,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한병도 의원 등 발의,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구자근 국민의힘 의원 등 발의,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이었다.

경실련은 3개 법안의 총 1035개 조문 중 약 84%에 달하는 869개 조문이 지역 균형발전과 무관한 △선심성 지역 민원 해소 △재정 특혜 제공 △중앙정부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 △각종 규제 완화 등의 성격을 띤 내용임을 지적하며, 이러한 내용을 법제화할 시 국가 행정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뿐 아니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재정 낭비 등 각종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각 법안별 특혜성 조항 비중은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이 85.7%,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이 약 80%,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이 약 85%였다.


◇ 무분별한 개발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

3대 특별법안의 ‘선심성 지역 민원’ 관련 내용은 △사회간접자본(SOC) 대규모 개발 △각종 시설 또는 공공기관 등 유치 △특화산업 유치 등이 해당한다. 행정통합 지자체의 시장이 요청하는 교통망을 국가가 ‘우선 구축’하도록 의무화(충남대전, 전남광주)하거나 산업단지 조성 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면제(3개 법안 공통)하고, 첨단기술 산업단지 조성 시 특정 지역에 우선권을 부여하도록 법률로 강제(대구경북, 충남대전)해 타 지역 대상 역차별을 초래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편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의 ‘포스코 탄소중립 전환 위한 국비 지원’,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의 ‘한국전력의 에너지 미래도시 입주 기업 대상 전기요금 감면 강제’ 내용의 경우, 민간 기업이 자체 감당해야 할 설비 교체 비용을 국비로 지원하도록 규정한 점 및 한국전력 적자 누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요금 감면을 강제한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국가재정을 들여 기업에 불공정한 특혜를 제공하는 셈이다.

3대 특별법안의 ‘재정 특혜 제공’ 관련 내용은 △국비 지원 의무화 △기금 및 특별회계 조성 △예타 면제 및 조세 감면 등이 해당한다. 특히 예타 면제와 관련해 대구경북·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엔 기획재정부의 대규모 사업 대상 예타 면제를 ‘최대한 단축해 처리’하게 하는 독소조항이 담겨, 무분별한 선심성 개발사업의 남발 및 예산 낭비를 막을 ‘최후의 문지기(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장의 표현)’마저 무력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조세 감면 관련 독소조항도 눈에 띈다.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엔 대구경북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규모와 상관없이 ‘상속세 감면’ 혜택을 부여한다는 내용이, 전남광주·충남대전 통합특별법안엔 개발사업자 대상 법인세·소득세 등을 포괄적으로 감면시켜주는 내용이 담겼다. 경실련은 이와 같은 대규모 사업 대상 예타 면제 상시화 및 특정 기업 대상 조세 과다 감면, 지방채 발행 한도 무력화 등 국가 재정 규율을 흔들 조항의 전면 삭제를 촉구했다.


◇ 농지법 등 각종 법령도 무력화될 위기

3대 특별법안의 ‘권한 이양 및 규제 완화’ 관련 내용은 무엇일까. 요약하자면 행정 효율성을 핑계로 중앙정부의 필수적인 지자체 대상 견제 장치는 제거하면서, 환경파괴 및 각종 불평등 문제를 심화시킬 규제 완화 내용이 가득하다.

우선, 3대 특별법안 공히 지자체장이 개발사업을 승인할 시 「농지법」·「건축법」 등 수십 개 법률의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개별 법령이 정한 안전·환경 및 농지보전 기준을 무시하고 지자체장 승인 하나만으로 각종 개별 규제와 절차를 건너뛰게 해 행정의 안전장치를 쉽게 해제시킬 독소조항이란 게 경실련의 분석이다.

대구경북통합특별법안의 ‘중앙정부의 대구경북특별시 산하 기관 대상 감사 실시 금지’ 조항, 광주전남통합특별법안의 ‘500만㎡ 미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국토교통부 협의 없이 지자체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행사’ 등의 내용 역시 무분별한 개발을 위해 중앙정부 권한을 무력화시킬 독소조항으로 거론됐다.

규제 완화 관련 내용 중엔 전남광주·대구경북 통합특별법안 상의 ‘수상·산지 태양광 인허가 면제 및 복구비 감면’이 눈에 띈다. 경실련은 해당 조항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핑계로 산지 복구 의무를 면제시켜 산림을 훼손하고, 수상태양광 설치 절차를 간소화해 식수원 오염 가능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3대 행정통합 특별법안, 위헌 소지 다분”

김동원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은 “이상과 같은 3대 특별법안 내용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행정통합 지역의 상속세 감면 내용은 대한민국 헌법 제59조가 규정하는 조세법률주의 및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며, 예타 면제 남발과 일부 사업 대상 감사 배제 역시 헌법이 규정하는 권력분립 원칙에 맞지 않고, 통합법안 추진 과정에서 주민투표마저 생략(충남도·대전시가 지역 주민들의 행정통합 관련 주민투표 청구를 반려한 건이 대표적)하겠다는 건 국민주권 원칙에 위배된다는 게 김동원 위원장의 비판 지점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 역시 “시민들은 무차별적인 행정통합 속도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지금의 행정통합 시도는 지방분권도, 균형발전도,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한) 대통령 권한 분산조치도 아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선거용 행정통합 시도란 비판만 커질 것이다. 현재의 행정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범시민적 토론을 여는 등 합리적·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역 갈등 조장하는 무분별한 시설 유치 경쟁 중단 △국가재정 원칙 훼손하는 세금 감면·재정 특혜 요구 철회 △예타 면제 조항 즉각 삭제 △난개발 조장하는 무분별한 권한 이양의 즉각 재검토 △형평성 있는 균형발전 위한 실질적 지방분권 정책 추진 △특례 경쟁 조장하는 특별법 폐기 및 ‘행정통합기본법(가칭)’ 제정 △주민자치와 절차적 정당성 확보 위한 주민투표 의무화 등의 입장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