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양곡법 개정하면 뭐하나…“일방적 양곡정책 멈추라”
2026.02.11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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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곡수급관리위원회 회의가 열린 10일 오후 전국쌀생산자협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대표자들이 회의 장소인 충북 청주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세종사무소 앞에서 ''대여곡 반납 연기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을 들러리 세우는 회의 진행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 곡수급관리위원회 회의가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세종사무소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식품부 양곡정책 협치기구 ‘양곡수급관리위원회’

농식품부 정책 입안에 생산자 ‘들러리’ 활용 논란

농민단체, 회의장 안팎서 “송미령식 농정은 그만”



윤석열정부의 ‘거부권’을 넘어 이재명정부에서 실현된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 그 주요 내용 중엔 농민과 정부가 함께 양곡정책을 심의하는 ‘양곡수급관리위원회(양곡수급위)’ 설치가 있다. 그런데 조기 가동(8월 정식 가동)을 시작한 이 양곡수급위가 과거 유사 기구들처럼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농민을 ‘거수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곡수급위 회의가 열린 10일 오후, 전국쌀생산자협회(회장 김명기)·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윤일권)은 회의 장소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세종사무소 앞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기 4년째를 맞는 김명기 쌀협회장은 그간 농식품부 정책 심의기구에서 농민이 ‘들러리’로 전락한 경험을 수없이 겪어 왔다. 그런데 정책 기조 전환을 목적으로 개정된 양곡법조차 똑같은 형태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양곡수급위 이후 농식품부는 ‘정부양곡 대여곡 반납 연기’ 등 농가 정서에 반하는 자신들의 정책 초안을 그대로 확정 발표해 농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양곡수급위 역시 회의 전날 밤에야 농민단체에 의안이 송달되는 등 농식품부의 협치 의지에 의문이 붙고 있다.

김명기 회장은 “오래 전부터 농민단체들을 수급조절위에 참석시켜 놓고 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때마다 그냥 들러리나 서게 해 왔다. 이 정부는 더 이상 농민이 믿을 수 없는 정부로 볼 수밖에 없다”며 농식품부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성토했다.

윤일권 전농 의장 역시 “양곡수급위는 명칭부터 수급위가 아니라 ‘국민식량보장위’가 돼야 한다. 국민정부라는 이재명정부조차도 식량 문제를 물가 잡는 하나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자체가 천박하다”며 양곡법 개정 취지에 맞는 확실한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농민들이 구태 농정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윤석열정부에서 유임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그리고 그를 임명한 이재명 대통령이다. 두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양곡수급위 설치는 쌀 정책을 정부 혼자가 아니라 농민과 함께 결정하라는 분명한 사회적 합의였다. 그러나 최근 양곡수급위는 이런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 송미령 장관의 일방적 쌀 수급 운영을 형식적으로 합리화하는 절차로 전락했다”며 △정부양곡 대여곡 반납 연기 결정 철회 △독단적 수급조절 정책 중단 △농민중심 쌀 정책 실현 △송미령 장관 퇴진을 외쳤다.

쓴소리는 회의장 안에서도 이어졌다. 모두발언 이후 취재기자 퇴장을 요청하는 농식품부를 향해 윤일권 의장과 김명기 회장은 “기자들을 내보내야 할 이유가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회의 과정이 공개되지 않으니 정부 정책안에 대한 농민 위원들의 반대 의견이 내부에서 사장되며, 이는 정책 회의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이재명정부의 기조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었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다음 회의부터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언론 취재 허용을 검토하고 △회의 안건은 하루 전이 아니라 며칠의 여유를 두고 농민단체에 송달하겠다는 약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