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업인신문] 농안법 개정안 국회 통과…“유통구조 손 본다”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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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지·정치권 공감 속 통과

도매시장법인 반발 과제로 남아



농업인신문 방종필 기자 2026. 2. 6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안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번 개정은 농안법 전체를 손본 입법이라기보다, 농산물 유통 단계, 특히 도매시장 구조의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법안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입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강조돼 온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기조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생산비 상승과 가격 등락에 따른 농가 부담 증가의 원인이 생산 단계보다 유통 단계의 시스템에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정치권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농안법 개정과 관련해 세부 조항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 ‘농산물 유통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 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도매시장법인 제도 전면 손질 = 개정안의 핵심은 도매시장법인과 관련한 제도개선이다. 특히 도매시장법인을 공모 방식으로 지정하도록 하고, 지정 기간이 끝나면 평가를 통해 재지정을 받도록 했다. 이는 장기간 같은 법인이 운영돼 온 구조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도매시장법인의 운영결과를 평가해 부진한 법인에 대해서는 지정을 반드시 취소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동안에는 평가 결과가 좋지 않아도 취소 여부가 도매시장 운영주체의 행정 재량에 맡겨졌지만, 앞으로는 성과에 따른 퇴출 원칙이 보다 분명해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의 공시 사항을 법률로 명확히 하고, 위탁수수료 등 주요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위탁수수료 조정을 권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포함됐다.

또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해 전담 인력을 두도록 하고, 도매시장법인 임원 등에 대한 교육훈련 이수도 의무화했다. 위탁수수료 수입을 의무자조금에 지원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유통단계 수익을 농업관련 공동체에 되돌려 주도록 제도화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 농업인 ‘출하·가격 결정권’ 에 기대감 커져 = 농업인 입장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환영할 만한 변화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도매시장법인의 공모 지정과 재지정, 평가에 따른 취소 제도는 농업인들에게 도매시장법인도 평가받고 경쟁하는 주체가 됐다는 신호로 여긴다. 그동안 출하자(농업인)는 사실상 거래 상대를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었지만, 앞으로는 도매시장법인들이 자신들에게 출하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역선택’구조가 형성되는 변화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위탁수수료 공시 강화와 조정 권고 조항도 주목된다. 수수료는 출하자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이지만, 그동안 산정 기준과 조정 과정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법 개정으로 수수료 문제가 공개적인 논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농업인이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정가·수의매매 활성화 역시 기대 요인이다. 경매 중심의 도매시장 구조는 출하 시점의 가격을 알기 어려워, 가격이 급등할 경우 출하자인 농업인에게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묻는 등 오해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사실상 농업인이 출하가격을 결정, 가격형성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이 제도가 현장에서 얼마나 안착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가격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환영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 도매시장법인 ‘관치·허가 사업화’ 반발 예상 = 반면 도매시장법인 등 유통 주체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이번 법 제정 과정에서 공모 지정과 재지정, 평가에 따른 지정 취소 의무화가 민간 법인의 경영 및 영업 활동을 사실상‘허가 사업’처럼 관리·통제받게 된다는 점을 문제 삼아 왔다.

또 위탁수수료 조정 권고 역시 법문상 ‘권고’ 이지만, 평가와 재지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강제’에 가깝다는 주장이 있었다. 도매시장법인들은 수수료 인하 압박이 물류·인력·시설 투자 축소로 이어져, 오히려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와 함께 위탁수수료 수입의 자조금 납부 허용 조항도‘준조세’성격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영 자율성 침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관건은 하위법령…균형 잡힌 집행 필요 =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정부의 강한 유통구조 개선 의지와 정치권의 공감 속에 통과된 만큼, 이제 법 자체보다 집행 방식이 쟁점이 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평가 기준과 공모 요건, 수수료 조정 권고의 운용 방식이 어떻게 마련되느냐에 따라 개혁의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유통구조를 손대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시행령이 필요하다” 며 “농민 보호라는 취지가 실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집행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향후 도매시장 내 반발과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과제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