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관세율이 완전 철폐뙨 미국산 만다린 수입이 늘었지만, 국내산 만감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부 유통상인 압박카드로 활용
천혜향 등 거래 나서지 않고
작년보다 15~20% 인하 요구
정보 왜곡·시장 불안 확산 우려
"품질·거래질서 유지" 목소리
한국농어민신문 제주=강재남 기자 2026. 1. 9
올해부터 무관세 수입되는 미국산 만다린으로 제주지역 만감류 농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통인들이 이를 악용, 만감류 산지 유통 시장을 흔들고 있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144%였던 미국산 만다린 수입 관세율은 매년 9.6%씩 단계적으로 낮아져 올해 수입 관세가 완전히 철폐됐다.
미국산 만다린 수입 관세율 인하로 수입 물량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2017년 0.1톤에 불과했던 수입량이 2022년 546톤, 2023년 728톤, 2024년 3099톤으로 급증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인 7619톤이 수입됐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두 배가 넘는 1만6000톤이 수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산 만다린 수입량 증가로 제주지역 만감류 농가들이 피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유통인은 이를 악용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를 유도하거나 거래 중단으로 농가를 압박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천혜향을 재배하는 안재홍씨는 “미국산 만다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통상인들이 만감류 거래에 나서지 않아 거래가 멈춰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설 명절을 대비해 제수용으로 일부 거래가 있지만, 유통인들이 미국산 만다린을 언급하며 지난해 1kg당 6000원에서 7000원 사이에서 거래됐던 천혜향 가격을 올해 15~20% 가량 낮은 5000원 내외로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며 “천혜향 외 다른 만감류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지 유통 시장이 흔들리자 (사)제주특별자치도 만감류연합회(회장 오성담)는 지난 7일 ‘미국산 만다린 무관세 수입에 즈음한 특별호소문’을 발표, 농가와 유통 주체의 유통 질서 유지를 촉구했다.
제주도만감류연합회는 특별호소문을 통해 “미국산 만다린 등 수입 감귤류 반입 시기가 제주 만감류의 출하·소비 시기와 겹치면서 산지 가격과 유통 질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부정확한 정보와 과장된 해석이 유통 과정에서 확산돼 농가 출하 판단에 혼선을 주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도만감류연합회는 “출하 질서가 흔들릴 경우 개별 농가를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농가는 가격 불안 심리에 따른 미숙과·조기 출하를 자제하는 등 품질 중심의 출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유통 기관 및 유통인은 미국산 만다린 수입과 관련한 부정확한 정보 유포 자제 및 산지 거래 질서 유지에 협조해 달라”며 “농·감협은 정확한 수급 정보 제공과 농가 불안 심리 완화를 위한 현장 지도와 유통 분야 선도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오성담 회장은 “수입 감귤 증가 자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한 시장 불안과 출하 혼선”이라며 “농가와 유통 주체 모두가 냉정하게 상황을 공유하고 품질과 질서를 지키는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산 만다린이 만감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도록 산지 유통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송효섭 제주농협 감귤지원단 팀장은 “유통인들이 미국산 만다린을 두고 농가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현재 환율이 높고, 만다린 품위가 좋지 않아 만감류 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감류 가격 하락은 만다린보다는 시장 침체와 미완숙과 출하에 따른 것”이라며 “설 명절이 빨랐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가격을 비교하는 것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팀장은 “올해는 설 명절이 2월 중하순으로 여유가 있어 완숙과 출하 시 만감류 가격이 괜찮을 것”이라며 “유통인의 불안감 조장에 휘둘리지 말고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아 제주연구원 박사는 “시장 변화에 산지 가격이 흔들리는 것은 만감류 산지 유통 구조의 문제 때문”이라며 “만감류에 대한 브랜드화 및 산지조직화 강화를 통해 농가 또는 생산자단체가 만감류를 직접 판매하는 유통 구조로 개선하는 등 시장 위기에 대응해 농가들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