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통합지원법’ 연착륙 과제]
시·군·구 단위 수요 데이터 미비
“자율성 부여·탄력적 운영 필요”
지역 특화사업 연계 등도 방법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2. 2
2026년 3월 전면 시행을 앞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복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특히 읍·면 지역은 고령화 속도는 빠르지만 의료 인프라와 돌봄 접근성은 가장 취약해 통합돌봄의 필요성이 크다. 그러나 정작 이를 설계하고 운영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권한과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에서 11월28일 열린 ‘초고령사회 인구감소지역 노인 통합돌봄 보장 방안 : 제19차 노인인권포럼’에서 김보영 영남대학교 휴먼서비스학과 교수는 “정부 예산을 투입한 시범사업 지역은 12곳에 불과한데, 2026년엔 전국 229개 지자체에서 (통합돌봄을) 시행하라며 이달(11월)말까지 이행계획을 제출하라고 하고 있다”며 “내년 3월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통합돌봄은 지자체 중심을 내세우지만 정작 시·군·구 단위의 돌봄 수요나 지역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조차 부족해 우려를 낳는다. 김동현 한림대학교 보건과학대학원장은 “사업을 하려면 시·군·구 단위의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노인 복지실태 자료는 대부분 광역단위로만 나온다”며 “(같은 경기도라도) 분당구와 연천군은 전혀 다른 지역인데 어떤 수요가 있고, 어떻게 대응하며 인력을 투입할지 정책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역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와 기반이 갖춰지지 않다보니 지자체는 정책을 설계하기보다는 중앙정부의 지침을 전달받아 집행하는 수준에 머물게 된다. 통합돌봄이 지자체 중심을 표방하지만 실제론 설계 권한과 책임이 충분히 부여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선 통합돌봄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자체에 실질적인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 교수는 “시범사업에서 다양한 혁신 모델이 나왔지만 이를 정책화하고 확산하려는 노력은 부족했다”며 지역자원 연계와 설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컨설팅, 법적 권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세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호주의 다목적 서비스 제도는 지역 상황에 따라 시설·재가·의료 서비스를 유연하게 적용하도록 설계된 모델”이라며 “우리도 지역 특화사업 등 유연한 방식으로 통합돌봄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