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2025 농업결산-친환경] ‘친환경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를 바라보며
2025.12.22
운영자
조회수 : 1,090
* 한국친환경농업협회·한살림 등 농민·먹거리운동단체 회원들이 지난 10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친환경 임차농 보호 대책 마련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 지난 8월 경기도 시민사회가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식재료 경쟁입찰 전환 완전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지난달 21일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급식노동자 등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파업대회를 열었다.




[2025 농업결산-친환경] ‘친환경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를 바라보며



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2025. 12. 21



# 새 정부 출범, 이번엔 다를까

‘친환경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 지난 6월 새로 들어선 이재명정부가 내세운 국정과제다. 지난해 친환경 인증면적이 6만8165㏊로 전체 농지 중 4.5%였으니 임기 내 각각 13만㏊와 9%를 달성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친환경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라는 것은 사실 그렇게 별난 목표는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꾸준히 제시해왔던 목표를 재확인한 것에 가깝다. 이미 우리 정부는 ‘제5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21~2025)’에서 인증면적 비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2020~2024년 전국 친환경 인증면적은 해마다 감소했고, 인증면적 비율도 2020년 5.2%에서 2024년 4.5%까지 하락했다. 그나마 올해는 논의 친환경 직불금 단가 인상 덕에 간만에 인증면적이 늘었다는 소문이 업계 안팎에서 돌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정부와 친환경농업계가 인증면적 확대를 외치는 동안에도, 친환경농업을 둘러싼 농업환경은 점차 나빠져 갔다. 폭우·폭염·병해충 등 기후재난은 거듭되고,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은 닫혀갔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친환경농업계와 시민사회는 입을 모아 농정의 틀을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하고, 생산·소비를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한국친환경농업협회(회장 김상기)를 비롯한 친환경농업계가 예산 반영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닌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내년 하반기부터 재개하게 됐지만, 이것은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친환경농업계는 친환경 직불금 인상은 물론이고 공공급식에서의 친환경농산물 사용 확대, 민간 영역에서의 친환경농산물 구매 장려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는 이달 중 ‘제6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2026~2030)’을 공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친환경농업과는 제6차 계획에 농민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과연 이재명정부는 이전 정부들과 다를까. 또한 지금까지의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들처럼 공허한 외침으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장에서 만난 친환경농민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전 정부들보다는 친환경·먹거리 정책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기대감을 품으면서도, 그 관심을 얼마만큼 정책으로 이행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 소외되고 잊힌 ‘유령농부’를 구하라

친환경농업을 확대하려면 새로운 친환경농민이 유입돼야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 농촌의 현실은 새로운 사람을 끌어들이기는커녕 있던 사람도 쫓아내고 있다.

농업의 전제 조건은 ‘농지’다. 특히 관행농업을 하던 농지에서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으려면 3년(다년생 작물 기준)의 전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친환경농민에게는 농지 장기 임차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최근 정부가 직불금 부정수급 단속을 강화하며 친환경농민에게 농지를 빌려주지 않으려는 지주들이 늘었다는 점이다. 농촌에는 세제 혜택 및 직불금 부정수급을 노리고 임대차계약서를 써주지 않는 지주가 많은데, 임차농이 친환경 인증을 받으면 실경작자와 직불금 수급 명의(지주)가 다른 것이 전산에서 드러나 정부 단속에 걸리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지주는 임차농에게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게 친환경 임차농은 실경작자임에도 임대차계약서도, 정부 지원도, 친환경인증도 없는 ‘유령농부’가 된다.

친환경농업계는 정부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해당 문제에 가장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이다. 한살림은 올해 들어 친환경농민·먹거리운동단체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벌이거나 두 차례에 걸쳐 국회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부·국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친환경농업계는 지난 8월 농식품부와 친환경 임차농 보호를 위한 민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환경 임차농 문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 학교급식 위기, 친환경농업의 위기

친환경농산물의 가장 큰 소비처는 학교급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친환경농산물의 28.3%가 학교급식에서 소비됐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보편화한 지금, 학교급식의 위기가 곧 친환경농업의 위기가 될 만큼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그런데 그 친환경 무상급식이 흔들리는 사건이 벌어졌다. 광역 단위 친환경 학교급식 공급 체계를 구축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모범사례로 소개되는 경기도가 식재료 경쟁입찰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현재 경기도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을 통한 학교급식 식재료 공공조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월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은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을 사실상 저가 경쟁입찰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도내 학교들에 보냈다.

이는 친환경농업계와 시민사회는 물론이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반발까지 불러일으켰다. 경기도 시민사회는 지난 8월 기자회견과 대규모 집회를 각각 열며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규탄했다. 결국 경기도교육청은 한발 물러서 식재료 구매방식 변경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보류가 아닌 완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기도교육청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한편 학교 급식실 안에서도 위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고강도·고위험·저임금 노동 환경 탓에 학교 급식실이 일하던 사람도 떠나는 ‘산재 백화점’이자 ‘죽음의 급식실’이 된 것이다.

친환경 식재료 공급 체계를 아무리 잘 갖춰도, 정작 급식실에서 일할 사람이 없으면 모든 게 무위로 돌아간다. 이러한 인식 하에 친환경농민·먹거리운동단체들은 갈수록 급식노동자들과의 연계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 ‘안전한 노동, 행복한 급식 100만 청원운동본부’를 발족해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한 급식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급식노동자 1인당 적정 식수 인원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지난 9일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18일 법제사법위원회를 마침내 통과했다. 단체들은 급식노동자의 과도한 노동량이 해소되는 첫발을 뗀 것에 환영하면서도, 연내 반드시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한다며 국회의 발빠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