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2025 농업결산 - 협동조합] 문제투성이 농협…2026년, ‘농협개혁·민주화’ 원년 될까
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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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18일 경남 산청군농협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 산청군농협지회 조합원들이 조창호 산청군농협 조합장의 ‘구호품 횡령'' 논란 등과 관련해 농협중앙회 측의 조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 지난 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열린 ‘불법 비리 백화점 농협중앙회 규탄! 협동조합 정체성 회복! 농협대개혁 쟁취를 위한 노동자·농민 기자회견’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민주노총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전국협동조합본부 대표자들이 각종 비리에 얼룩진 농협을 규탄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025 농업결산 - 협동조합] 문제투성이 농협…2026년, ‘농협개혁·민주화’ 원년 될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12. 21



“참 우리 농협은 진짜 문제에요. 선거 과정에 불법도 많고, 당연한 것처럼 (농협중앙회장부터 임직원까지) 맨날 구속되고 수사받고 난리던데… (중략) 조합장들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지 않게, 의사결정 과정에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늘리면 되잖아요.”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의 업무보고 중 농협개혁 관련 내용을 살펴본 뒤 위와 같이 말했다. 대통령부터 농협 상황을 주시하며 “농협은 진짜 문제”라고 발언했다는 건, 그만큼 작금의 농협조직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임을 반증한다.

각종 비위 의혹으로 검찰·경찰이 수시로 들락날락한 농협중앙회부터 성폭력·갑질 및 불법 자금수수 등의 사건·사고가 쉴새 없이 터지는 지역농협에 이르기까지, ‘진짜 문제’인 범농협 조직을 이제야말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가득 찼던 2025년 한 해를 돌아본다.



# 농협중앙회 향한 ‘매의 눈’ 거두지 않는 이재명정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2023년 모 미화·용역업체로부터 1억원의 대가성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올해 10월 이래, 농업계에선 농협중앙회 지배구조와 운영체계 상 문제점(중앙회장 선거 과정의 금권선거 문제, 중앙회장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는 문제, 내부감시체계 미작동 등)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지난해 초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 시도’ 저지 뒤 한동안 잠잠했던 농업계의 농협개혁 목소리는 강 회장 금품수수 의혹 제기 뒤 다시금 커졌다. 때마침 이재명정부에서도 각종 농협 발 의혹·논란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농식품부는 사상 최초로 외부감사위원까지 참여시킨 가운데 농협조직 대상 특별감사에 돌입했다. 원래 지난 12일 마무리할 예정이던 특별감사는 1주일 연장돼 19일까지 진행됐다. 농식품부는 최초로 별도의 익명제보센터까지 운영하며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협 등의 각종 문제를 제보받았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11일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에게 “(11일 현재) 약 100여 건의 제보가 쇄도했다”고 보고했다.



# 올해도 시끌시끌했던 지역농협

조용히 넘어간 해가 있었겠냐만, 올해 지역농협들은 어느 해보다도 각종 사건·사고로 시끌시끌했다. 성희롱·갑질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규탄을 받은 조합장, 수해 피해 농민에게 돌아가야 할 구호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산 조합장, 농협 업무추진비로 조합원들에게 선심성 골드바를 지급한 조합장 등의 이야기가 지면을 ‘장식’했다.

지역농협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빈발한 데는 농협중앙회의 책임도 크다. 지역농협 대상 감사·점검 역할을 수행하는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조감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게 일었다. 10월 농협 국정감사 당시 가장 호된 비판을 당한 사람 중 한 명은 다름 아닌 김병수 농협중앙회 조감위원장이었다. 상기한 ‘골드바 지급’ 농협 및 ‘성희롱·갑질’ 농협을 대상으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었다. 조감위가 독립성·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지역농협 대상 통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지역농협 다수가 올 한 해 농민조합원을 위한 본분을 다했냐고 묻는다면 역시 의문부호가 붙는다. 다수 농협은 올해도 볏값 인상을 촉구하는 농민들과 갈등을 빚어, 농협 사무소 앞에 농민들이 나락을 한가득 쌓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이용희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신용사업 중심으로 수익을 고민하며 경제사업은 적자라고 핑계 대다가 정작 막대한 부동산 공동대출 연체를 발생시킨 지역농협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부동산 공동대출을 통해 건설사에 빌려준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 지역농협들은 사업준비금 등 농민들의 출자금까지 빼다가 적자를 만회하려 한다. 이는 자연스레 농민조합원들의 손해로 이어진다.



# 농민들, 농협 민주화 위한 방안 제시

이처럼 농민조합원의 의사와는 사실상 상관없이 운영되는 농협을 보며, 200만 농민조합원은 물론이고 이재명 대통령까지도 “의사결정 과정에 조합원들이 민주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형국이다.

농민조합원들은 ‘농민이 주인되는 농협’을 만들 방안 중 첫째로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농민조합원 직선제 전환’을 촉구한다.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농협 문제의 뿌리,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김용빈 전농 강원도연맹 부의장은 “각 지역농협은 조합장들의 비리로 인해 잠잠할 날이 없건만 감독 권한이 있는 농협중앙회는 늦장 대응하거나 솜방망이 처분으로 일관하고, 비리 조합장을 업무에서 즉시 배제하지 않고 업무를 지속하게 한다”며 “이는 (농협중앙회장이) 회장 선출 권한을 가진 유권자인 조합장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고 쓴소리했다. 농민조합원 직선제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이 진정 농민조합원을 위한 정책을 펼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부의장의 주장이다.

농민조합원들은 이와 함께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현재 무제한 허용된 연임을 2회까지로 제한) △농협조직 내외부의 실질적 통제체계 강화 △볏값 결정 등 경제사업 논의 과정의 농민 참여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합장 등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는 상황을 막으면서, 농협 사업 추진 과정에 농민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중 비상임조합장 연임 제한 및 농협 내외부 통제체계 강화 관련 내용 등이 담긴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19일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민조합원들은 향후 실효성 있는 농협 내외의 감시·점검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