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2025 농업결산-유통식품] 만연한 수입·흔들린 시장 그리고 갈피 못 잡는 주무부처
2025.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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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정부의 저율관세할당 남발로 양파의 경우 자급률이 떨어질 정도로 수입산 시장이 확대됐다. 지난 7월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앞에서 열린 ‘공영도매시장 수입양파 경매 상장 전면 중단 촉구 대회''에서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원들이 ‘수입양파 상장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2025 농업결산-유통식품] 만연한 수입·흔들린 시장 그리고 갈피 못 잡는 주무부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12. 21



2025년 한 해 동안 농민들은 급증하는 수입 농산물과 심화하는 이상기후·재해를 겪어내며 분투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역시 소비지가격 안정에만 매진한 채 실효성 떨어지는 유통 정책을 쏟아내기 바빴다. 생산자인 농민은 언제나처럼 뒷전이었다. 농산물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때만 농식품부는 역할을 다하고자 했고, 시세가 떨어짐에도 대책 마련엔 뒷짐을 진 채 책임을 회피했다. 수년째 반복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 중인 농식품 무역수지를 뒤로 한 채 한류 흐름을 탄 K-푸드 수출 성과 홍보에만 열과 성을 다해 농민들의 힐난을 받고 있다.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조금 나아질까 했던 6개월 동안 기대감은 사라졌다.


계속되는 농산물 수입,

형편 없는 국산 시세

최근 몇 년간 소비지가격 인하를 목적으로 자행된 저율관세할당(TRQ) 남발은 민간 수입 시장을 키워냈다. 양파의 경우 자급률이 떨어질 정도로 최근 수입산 시장이 확대된 실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2월 15일까지 국내에 들어온 양파(신선·건조·냉동) 물량은 총 14만7193톤으로 전년 9만8960톤 대비 약 49%나 많다. 특히 올해는 조생 양파 수확을 앞둔 시점에 정부가 WTO TRQ 물량 수입을 추진해 농가 분노가 극에 달하기도 했다.

양파뿐만 아니라 마늘, 배추, 양배추 등 다른 품목의 수입 증가세도 뚜렷했다. 올해 마늘(신선·건조·냉동) 수입량은 2만6866톤으로 전년 2만4265톤 대비 약 11% 늘었고, 특히 배추(신선)의 경우 2만296톤으로 전년 4168톤 대비 무려 4.9배 가까이 많았다. 양배추(신선) 수입량 또한 지난해 2만3776톤에서 올해 4만3532톤으로 약 1.8배 증가했다.

양파의 경우 중국산 수입 물량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잔류농약이 거듭 검출됨에도 민간 수입과 공영도매시장에서의 수입산 거래가 계속됐다. 특히 공영도매시장 내 수입산 거래물량 증가 양상이 눈에 띄는데, 올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양파의 16%가 수입산으로 확인됐다. 공영도매시장 내 수입산 거래가 확대되며 국산 양파 시장과 가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자, 양파 유통인들이 올해 가락시장 법인에 양파 출하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무분별한 수입으로 시세는 대부분 저점을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조생 양파 수확과 함께 시작된 양파 수입은 만생 양파 가격을 1kg 500원대로 떨어뜨렸다. 이상기후로 생산비 부담이 가중된 데다 낮은 시세까지 겹쳐 농민들은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산지폐기 등을 요구했지만, 정부 대응은 언제나처럼 미온적이었다. 강우 지속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작업 환경에 어려움이 커지자, 시장 출하에 쏠림이 반복됐고 그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뿐 대다수 품목의 시세가 상승한 생산비를 담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예를 들어 마늘 역시 풋마늘 초매식에선 지난해와 비교해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지만, 한동안 농민 기대와 생산비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하락세를 그려나갔다.



갈피 잃은 주무부처

정책 실효성도 ‘의문’

소비지가격이 농식품부의 최대 현안이 된 지 오래다. 이에 지난해 농민들은 농식품부를 ‘기획재정부 산하기관’이라 격하하기 일쑤였고, 이는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설 명절을 앞둔 시점부터 농식품부는 ‘소비자 부담 완화’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앞세웠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 방향은 이상고온으로 생산지가 곤혹을 치른 여름에도, 가을장마 영향을 직격으로 맞은 추석과 김장철에도 내내 유지됐다.

정부는 비축물량 방출과 할당관세 기간 연장 및 TRQ 추가 등 그야말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소비지가격 인하를 위해 애썼다. 하지만 TRQ 확대 수입 등의 효과는 변변치 않았다. 우선 조생 양파 수확이 시작된 시점, 생산자단체 반대에도 기어코 들인 TRQ 양파가 시장에서 정부가 구상한 만큼의 가격 하락 효과를 내지 못했다. 이는 정부의 지속된 개입으로 시장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저장업자들이 오히려 저장물량을 시장에 방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정부가 시시때때 방출하는 비축물량과 TRQ가 오히려 시장가격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어김없이 계속된 할인지원 사업엔 추경까지 더해 약 2280억원 예산이 집행됐다. 올해 감사원 감사에서 지원대상 품목 선정 방식이 부적절하고, 사업 전 유통업체 가격 인상으로 할인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 드러난 데다 국정감사에서까지 해당 내용이 수면 위로 올랐다. 소비지가격을 낮추려는 정부의 할인지원 정책이 유통업체 배불리기에 그친다는 내용이었다. 농식품부에선 유통업체 자체 할인 강제, 사업 실시 전 가격 인상 시 참여 제한 등 패널티 도입 등을 골자로 개선안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할인지원이 소비지가격 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이 아니라고 일갈했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하겠다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 역시 미진함을 남겼다. 여전히 온라인도매시장 일색일 뿐 공급망 안정을 위한 농업 생산 부문의 위험관리 강화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에선 생산비를 보장할 ‘적정 가격’ 형성에도 정부가 노력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지만, 정부는 도매시장법인을 필두로 한 도매유통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다. 「농수산물 수급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도매법인 운영 평가 강화가 목전에 다가왔지만, 소비유통이 연계되지 않은 유통 개선안이 정부가 바라는 소비지 가격안정에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홍보 일색 K-푸드 수출

농식품 무역수지는 ‘적자’

농식품부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6개월 간의 성과로 K-푸드 수출 역대 최고실적 달성, 농수산물온라인도매시장 거래금액 1조원 조기 달성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역대 최고실적이라는 K-푸드 수출 성과에도 여전히 농식품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 중이며, 매년 증가하는 농식품 수입은 농업 현장을 무너뜨리는 실정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1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올해 무역수지는 1월부터 11월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1분기를 제외하고 증가세를 보인 데다 수입은 3분기를 제외하고 대부분 감소세를 그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식품 무역수지는 내리 적자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FTA이행지원센터가 발간한 농축산물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농식품 수입액이 326억4000만달러, 수출액은 76억5000만달러로 무역수지 적자가 249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5일 발간한 ‘FTA 농업부문 영향 및 국내보완대책 평가’ 보고서에도 FTA를 통한 교역량 증가로 전체 FTA 무역수지는 흑자지만, 농업부문 무역수지 적자 폭은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