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인구감소지역 노인 통합돌봄 보장 방안을 주제로 한 노인인권포럼이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자들은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와 이를 위한 인력·재정 지원 확대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여건 안되는데 책임만 부과
인력·재정 등 기반 확충 최우선
지방정부에 과감한 권한 부여
분권형 체계로 전환 모색해야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2025. 12. 2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을 전국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에 걸맞은 인력·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일수록 노인 돌봄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자원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28일 남인순·김예지·김윤·안상훈·김선민 국회의원과 국회 입법조사처 등의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9차 노인인권포럼’에서는 통합돌봄의 실질적 책임을 지게 될 지방정부에 충분한 권한과 자원을 부여하는 분권형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발제에 나선 김보영 영남대 교수는 “지자체는 그동안 중앙정부 지침을 집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며 “지방정부가 스스로 정책 역량을 발휘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촉진·지원하는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광역지자체는 정책 방향 제시와 인프라 구축을 통한 ‘전략적 기획자’로서, 기초지자체는 지역 자원을 통합하고 전달체계를 구축하는 ‘현장 실행자’로서 통합돌봄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자원이 부족하다는 현장의 어려움이 전해졌다. 김이배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연구실 전문위원은 “농어촌 지역의 통합돌봄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원과 협조 부족으로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법적 책임이 기초자치단체에 부여됐지만 이를 수행할 여건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정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김 위원은 “예산과 인력, 권한이 부족한 상태에서 책임만 부여되니 지자체의 우려가 크다”며 “예산소위에서 기존보다 두 배 수준으로 예산 증액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지역 입장에서는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은 “영국·스웨덴·일본 등은 지방정부에 책임뿐 아니라 이에 걸맞은 권한과 재정을 부여하는 분권형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보다 과감한 분권 전환이 없으면 기존 서비스 단순 연계에 머무는 ‘모호한 책임성’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우정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처 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통합돌봄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서비스 확대를 전제하므로, 보건복지부가 관련 부처와 협의해 인력·재정 등 기반을 확충하는 방안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2026년 하반기 지역특화돌봄서비스 예산이 국비 529억원(총사업비의 50%)으로 심의 중이나, 이것만으로는 통합돌봄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국비 부담도 70%까지 상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는 인력·재정 확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재관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 통합돌봄추진단 사무관은 “지자체 인력 확충을 위해 기준 인건비 조정을 행안부와 협의 중이며, 약 7000명 규모의 인력 수요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예산과 관련해서도 “현재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며, 복지부에서도 예산을 좀 더 많이 투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통합돌봄지원법은 발의됐던 7개의 법을 묶어 기본틀만 마련된 상태로, 앞으로 체계를 더욱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