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어민신문] 배추 수입 역대 최대···중국산 쏟아지는데 관리 안된다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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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배추 수입량이 2만305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가락시장에 출하된 수입 쌈배추.




지난해 2만305톤···전년비 5배


수입통계 ‘단일 품목’ 집계

종류·용도 등 파악조차 안돼

원산지 표시 의무 없는 쌈·식자재용으로 유통 추정



한국농어민신문 이두현 기자 2026. 1. 20





지난해 배추 수입량이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용도에 따라 일반배추와 쌈배추 등이 구분돼 유통되고 있음에도 수입 통계는 배추 단일 품목으로만 집계돼 상세한 유입 실태는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수입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중국산 배추가 계속 쏟아져 들어올 경우 국내 배추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 식생활에서 배추의 비중이 큰 만큼, 수입 통계 세분화와 원산지 표시 강화 등 정부의 발 빠른 조치가 요구된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배추 수입량은 2만305톤으로 전년 4135톤 대비 491% 급증했다. ‘배추 파동’이 발생한 2010년 1만3564톤보다도 약 1.5배 많은 역대 최대치다. 수입 급증의 배경에는 정부의 관세 개방이 있다. 지난해 1월 겨울배추 물량 감소로 배추 도매시세가 상승하자 정부는 4월까지 관세를 기존 27%에서 0%로 낮추는 TRQ를 적용했다.&#160

문제는 수입이 급증했음에도 국내에 반입된 배추의 종류와 용도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사실상 공백 상태라는 점이다. 수출입품을 분류하는 배추의 HSK코드(0704.90.2000)에 세부 품목이 뭉뚱그려져 있어 어떤 배추가 어떤 수요처로 흘러가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농산물 수급 관리,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에 나선다면 최소한 어떤 품목이 어떤 경로로 유통되는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돼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며 “수요처와 용도가 명확하게 다른 쌈배추 등엔 별도의 코드를 부여해야 수입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통 현장에서는 수입 배추 급증의 중심에 ‘쌈배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도매시장에 수입 쌈배추 출하가 증가했고 수요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한다.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 탓에 김치용 배추 수요는 제한적인 반면, 쌈이나 식자재로 사용되는 배추는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어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수입 쌈배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수입 쌈배추 역시 별도의 품목 정보가 확인되지 않아 거래 실상을 파악하기 어렵다. 도매시장 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수입 배추가 전체 공영도매시장에서 총 8916톤 거래됐음만 확인될 뿐 시기별 거래량, 시세 등의 정보는 찾아볼 수 없다.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은 나머지 1만톤이 넘는 물량의 유통 경로는 더욱 불투명하다.&#160

산지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산비 상승으로 농업 여건이 어려운데 수입 농산물마저 시장에 자리 잡으면 국산 배추는 설 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수십 년째 배추를 취급하고 있는 산지유통인 이준식 씨는 “양파는 중국산 수입이 엄청나게 늘고 수요처까지 확보돼 이제는 오히려 국산보다 시세가 더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데 상품을 제대로 팔기조차 어려워지면 누가 힘든 농사를 지으려 하겠나”라며 “여기저기 빠지지 않는 배추와 양파 등 주요 품목들은 원산지 표시 규제를 더 강화해 국내 생산자 보호는 물론 일반 소비자의 알권리도 충족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익명의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도 “중국은 안정적인 수출 시장을 만들기 위해 일정 기간 손해를 감수하면서 물량을 밀어내는 전략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산 김치가 원산지 표시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결국 국내 외식 시장에 안착한 전례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통상 전문가들 역시 농산물 수입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주요 품목들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농산물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외부 변수에 따른 리스크가 상승하고 국내 생산 기반도 약화된다”며 “매일 같이 우리가 섭취하는 무, 배추, 양파 등 필수적인 품목은 국내 생산 중심의 식량 안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정한 품질의 농산물이 적정 생산되도록 생산 기반, 수확 후 관리 등을 지원해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