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보성 농업인들이 햇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제공: 보성군]
미국산 가공용 신선 감자 계절관세 ‘폐지’
국내 감자 시장 가격 경쟁력 하락 불보듯
농수축산신문 김진오 기자 2026. 2. 9
최근 미국산 감자 수입 요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국내 감자 농가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달 23일 ‘수입금지식물 중 미국산 감자의 수입금지 제외기준’ 4차 제·개정을 공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감자 수입 허용 지역은 기존 미국 3개 주에서 11개 주가 추가된 14개 주로 확대된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산 가공용 신선 감자에 대한 계절관세가 완전히 폐지돼 연중 무관세 수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이번 수입 지역 확대 조치는 국내 감자 시장의 가격 경쟁력을 뒤흔들어 농가의 소득을 감소 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수입량 매년 증가세, 시장개방 가속화
국내 감자 수입량은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국내산 작황 부진과 시장개방 확대 등의 영향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생산 감자의 대부분은 내수로 소비돼 수출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감자 수입량은 2016년 14만6800톤에서 지난해 19만4300톤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국내 감자 1인당 소비량은 15kg 내외로 수년간 평행선을 유지하는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쿼터제와 지역별 수입 규제를 통해 미국산 감자 수입에 제약을 두고 있다. 하지만 칩용 감자 계절관세는 올해 미국, 2028년 호주, 2029년 뉴질랜드 등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향후 지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감자협회(NPC)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우리나라의 감자 수입 지역 확대에 대한 환영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 농가 수익 감소 ‘명약관화’…“보안 장치 마련해야”
이 같은 감자 수입 확대 움직임에 김정권 강원감자농협조합공동법인 대표(감자자조금 관리위원회 위원장)는 “그동안 농식품부에 감자 수입 금지 요청을 해왔지만 시장개방 확대의 영향으로 수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며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시점에 수입 물량이 늘어나는 것은 감자 농가 전반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농업인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임영석 강원대 교수는 “국내 감자 수입이 증가하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수입 감자가 확산되면 오리온, 해태, 농심 등과 계약 재배하는 농업인들은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 교수는 “지난해 식품업계가 사용한 수입산 감자는 2만1000톤으로 재배면적 833ha(252만 평)에 달하며, 이는 1농가 0.66ha(2000평) 기준 1260농가를 지탱할 수 있는 규모”라며 “감자에는 이처럼 많은 농업인이 관련된 만큼 감자 수입을 늘리기 전에 국내 농가 보호를 위한 상시 정밀 모니터링과 종자 유출로 인한 병충해 방지 장치 마련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새로 추가된 11개 주는 기존 지역에 비해 감자 생산량이 적다”라며 “태평양 연안의 물류거리를 고려할 때 국내 수입 물량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산 감자는 대부분 가공(칩)용”이라며 “감자를 주로 국·반찬 재료로 소비하는 국내 소비자 선호에 맞지 않아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