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수축산신문] [Issue+] 경제성 기로에 선 스마트팜,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은 답이 될까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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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력 부족, 고령화, 생산성 경쟁의 치열화 등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스마트농업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은 대체로 공감받고 있으나 높은 초기설비투자비와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농업인들이 스마트팜 투자를 망설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에 위치한 딸기 재배 스마트온실의 내부 전경.




스마트팜, 기술은 앞서는데 농가는 버겁다

전폭적 정부 지원에도

초기투자비용 부담·높은 유지관리비·미래성과 불확실에 발목

소농은 진입부터 한계

스마트팜 온실 시설 구축에 10억~35억 이상...실패시 리스크 농가 몫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 표준모델 제시

초기투자비 부담 해소 관건

기술·서비스 경쟁 아닌 가격 경쟁에 내몰려

스마트팜 효용성·불신 악순환 우려도

정책사업, 보급사업 외 서비스·비즈니스모델 다양하게 개발하고 성공모델 창출해야



농수축산신문 박세준 기자 2026. 2. 9



노동력 부족, 고령화, 품질경쟁 심화 등 농업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경영을 하기 위해선 스마트농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대체로 공감받고 있다. 특히 시설원예와 축산 분야에서 스마트농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온실·스마트축사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막대한 투자비,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 미숙한 운영 등으로 스마트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농업인들 사이에 쌓이면서 스마트농업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경제성의 기로에 선 스마트팜의 현황과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에 대해 살펴봤다.



# 스마트팜, 초기 투자 비용 ‘부담’

2014년부터 본격 시작된 스마트농업 관련 정부의 정책사업은 확산과 보급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주로 높은 초기 시설투자비를 보조해 농가가 스마트농업을 도입하는데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사업이 기획·추진됐다.

대표적으로 2014년부터 본사업으로 실시돼 온 ICT융복합확산 사업이 있으며 올해도 △스마트팜ICT융복합확산(시설보급, 총사업비 154억7000만 원) △스마트팜ICT융복합확산(온실신축, 24억 원) △과수분야 스마트팜 확산(10억 원) △축산분야ICT융복합지원 등이 준비돼 있다. 모두 자부담 20% 내외에 융자지원도 25~30%까지 해주는 파격적인 지원이다.

하지만 이처럼 전폭적인 정부 지원에도 농업인들이 스마트팜 설치·서비스 가격에 느끼는 부담은 여전히 상당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스마트농업 실태조사 및 성과분석’에 따르면 시설원예·축산 부문에서 스마트농업을 도입하지 않은 농업경영체들이 가장 많이 꼽은 미도입 이유는 ‘초기투자비용부담’이었으며 ‘높은 유지관리비용’, ‘미래성과 불확실’ 등도 그 뒤에 언급됐다.

초기 투자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업 선정자 자체가 소수이며 설혹 지원 대상에 선정되더라도 자부담 부분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문행 충남도립대 교수는 지난해 GSnJ 인스티튜트가 주최한 ‘농업·농촌의 길 2025’ 발표에서 각 기술 단계별 온실의 ha당 건설비용을 △하이테크 온실은 15억~35억 원 △미들테크 온실은 10억~35억 원 △로우테크 온실은 5억~11억 원으로 추산했다. 흔히 스마트팜하면 생각하는 유리온실 기반 하이테크 온실의 경우 자부담 20%만 해도 3억~7억 원에 달하는 것이다. 여기에 농지 구매 혹은 임대 비용까지 별도로 필요하다.

스마트팜ICT융복합지원 사업에 선정돼 1ha(3000평) 규모의 유리온실을 건설 중인 문성균 태화농원 대표는 “업계에서 유리온실 스마트팜의 경우 3000평 이상은 해야 투자 대비 이윤이 남는다고 보고 있어 (투자가) 쉽진 않은 게 사실”이라며 “ICT융복합지원 사업이 파격적인 지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의외로 사업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안 될거라 생각하며 지레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또 지원사업에 선정돼 스마트팜을 무사히 지어도 경영이 원활하게 되리란 보장이 없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한 스마트농업 전문가는 “청년농과 귀농인의 스마트팜 정책사업 융자 거치기간이 끝나는 걸 생각할 때마다 그 엄청난 액수를 어떻게 상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스마트팜 솔루션·재배 전문기업 케이에스팜의 김홍근 본부장은 “청년농들은 스마트팜청년창업보육센터 등을 통해 좋은 장비의 우수성을 알기 때문에 융자를 받아 투자하지만 거치기간이 끝나면 그동안의 수익이 실제 수익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며 “옛날 농업인과 달리 대출받은 뒤 투자자본수익(ROI)을 얼마나 확보할지, 거치기간 동안 현금을 얼마나 모아둬야 할지 등 대규모 설비가 투자된 장치산업으로서 장기적인 경영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 돌파구가 될까

값비싼 초기 투자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 공약으로 ‘중소농가를 위한 적정 스마트팜 모델 개발’을 내세웠으며 이에 올해부터 농식품부는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 모델 개발·보급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 모델 사업은 국내 시설재배 농가 대다수가 1ha 미만, 단동비닐 혹은 연동비닐하우스를 운영하는 현실에서 스마트팜 정책사업이 고정식 유리온실 또는 대형 연동형 온실에 편중돼 현실과 격차가 크다는 반성에서 기획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0.5ha 이하 소농과 단동형·연동형 비닐하우스 중심으로 추진하며 올해는 수요조사와 표준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28년까지 작물별 특화모델 개발·고도화, 2029년부터 지원사업과 연계한 현장확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표준모델이 만들어진다는 점은 특히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박흔동 지농 대표는 “지금은 설계와 시공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가고 작물에 따른 관수 사이즈 등 스마트팜 건설에 전문성이 없는 설계·시공업자가 부실한 스마트팜을 짓는 경우도 있다”며 “아파트처럼 표준모델이 보급되면 설계·시공비의 절약은 물론 표준모델에 맞춘 전문기업이 성장하고 사후서비스도 보장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설명했다.

나아가 중소농 스마트팜 표준모델이 제정된 후 이를 잘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지역은 이를 통해 어떻게 청년농 인재를 끌어모을지 등 산업과 지역을 포괄하는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전망이다.

농촌진흥청도 지난해 ‘딸기 단동형 스마트팜 생산성 향상 융합모델’ 연구로 기자재 실증을 진행했으며 이번 중소농 맞춤형 스마트팜 표준모델에도 농진청의 요소기술이 다수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농진청은 타 작목으로 표준모델을 확대하면서 경영·유통 영역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윤남규 농진청 스마트농업팀장은 “지역 특화품목 혹은 지역 중소농이 많이 재배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한 모델을 만들어 도 농업기술원이 지역 농가와 협의하면서 확산되고 성과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또 이제 경제성이 없으면 현장수용성도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연구개발이 공학적 측면에서 주로 이뤄졌는데 앞으로는 공학과 재배학뿐만 아니라 경영분석과 같은 사회과학 분야까지 포괄해서 진행할 계획”이라 전했다.

농협중앙회도 지난해부터 보급형 스마트팜 보급 사업에 나서고 있다.

농협의 보급형 스마트팜 보급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 가속도가 붙어 2024년 230여 개소, 지난해 1000여 개소에 보급됐다. 올해 농협은 정부와 협력해 신규로 2000개소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농협의 보급형 스마트팜은 환경제어형, 양액제어형, 복합환경제어형 등 시설원예 농가 대상 3개 모델과 노지재배 농가를 위한 관수제어형으로 구성돼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생산자조직에 공급업체를 배정하고 NH투자증권과 함께 설치비용의 70%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동완 농협경제지주 상무는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민생물가현장점검 간담회에서 “고령 농업인들이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보급형 스마트팜을 많이 보급하려고 한다”며 “농가당 1200만 원 정도 소요되는데 국비 지원과 함께 농협이 일부 부담해서 농업인들이 좀 더 영농에 종사하는데 수월할 수 있도록 집중지원하도록 할 것”이라 예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 ‘제값’ 확실히 하는 효능감이 필요한 시점

한편으로 저렴한 설치비를 넘어서 비싸더라도 가격에 걸맞는 성능과 서비스로 농업인에게 효능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스마트농기업 대표는 “하드웨어 기술이 평준화되면 소프트웨어 경쟁으로 넘어가는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직접적으로 높여주는 부분은 소프트웨어”라며 “가령 테슬라 전기자동차가 하드웨어 측면에선 결코 현대자동차보다 뛰어나진 않지만 뛰어난 소프트웨어 성능으로 선호 받듯이 스마트농업도 결국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의 서비스로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린 여전히 유리온실 같은 하드웨어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스마트팜 관련 정책사업은 단순히 농가 보급 횟수만 성과로 따지면서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성과는 무관심해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 스마트농기업들은 기술과 서비스의 경쟁이 아닌 가격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는 다시 저가형 모델에 불만족을 느낀 농업인들이 스마트팜에 대한 효용성을 못느끼고 불신하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는 “스마트농업 정책 사업이 보급사업 외에도 서비스와 비즈니스모델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성공모델을 창출해 이를 집중지원하는 방향으로도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