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생산비 폭등 시 국가·지자체 지원 근거 마련 "큰 의미"
중복 지원 등 우려 조항, 법 취지 살린 시행령 제정 등 과제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2025. 12. 7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농자재 등 지원에 관한 법률(필수농자재지원법)」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2026년 12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농업단체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고 적극 환영과 동시에 우려도 밝혔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농민의길)은 국회 통과 직후인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수년간 농민들이 한목소리로 요구해 온 법안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어려운 지방재정 상황에도 먼저 필수농자재 지원 조례를 제정해 농민의 고통을 함께했던 지자체에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농민의길은 필수농자자재지원법 제정이 “국가가 농업 생산비를 안정시키고, 농업·농민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라며 “농업 인력 문제와 추가 지원 등 보완할 점도 남았지만, 우리는 더 나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 1일엔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종협)도 성명을 내어 “필수농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농가들이 경영 부담을 덜고 안정적 영농을 이어갈 수 있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가 비로소 마련돼 그 의미가 크다”라고 환영한 뒤, 이 법은 “필수농자재의 법적 정의를 신설하고, 가격 폭등 시 국가·지자체가 지원할 근거를 마련했으며, 가격 상승 단계별 위기 대응 지침을 의무화하는 등 국가 책임을 강화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종협은 “농업계·전문가·국회가 긴밀하게 협력해 안정적 예산 확보를 비롯해 발동 기준과 단계별 대책에 대해 꼼꼼하게 시행령을 제정하고, 운영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부족한 점을 점검·보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환영 메시지와 함께 조항별 한계점과 우려 사항을 조목조목 짚었다.
두 협회는 먼저 법 제정을 적극 환영한다면서 “농민들이 자발적 운동으로 만들어 가던 조례를 국가 차원에서 법률로 제정해 국가 책임성을 높였기에 이번 법 제정을 더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로 인한 생산량 급감, 투입 생산비에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 가격에 결국 ‘덜 투입하고 덜 쓰는 작물’로 전환하는 상황까지 이르러 제정된 이 법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농업생산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법의 핵심 조항인 제7조(대통령령으로 정한 수준 이상 상승했을 때 가격상승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때문에 필수농자재 지원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통령령 등 하위법령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아예 지원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법률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번 법률안엔 하위법령이 이 법의 목적과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막아 줄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일괄 지원이 아닌 농민 개별 신청에 따라 이뤄지는 지원 방식도 문제다.
두 협회는 “현재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이나 전기요금 지원 등과 같이 국가가 전체적으로 지원하면 되는데도, 개별 농민이 신청하게 한 것을 보면 단지 기계적 사고로 이 법을 제정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16조의 중복지원 제한 조항(이 법률이 정한 내용과 유사한 지원을 받는 농업경영체에 대해서는 지원을 중단하거나 제외해야 한다)은 “지자체 등이 시행하는 작목별 지원 정책을 일시에 일몰시킬 구실이 될 수 있으므로, 하위법령 제정 시 지자체의 현행 정책 지원은 중복지원 대상이 아님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두 협회는 “이 같은 우려에도 필수 생산비 지원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을 담은 이번 법 제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거듭 밝힌 뒤 “이 법이 진정으로 농민과 농업을 위하고, 식량 생산의 지속성을 담보할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