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개편된 서울 친환경급식 공급 체계, 도농상생 가치 흔든다”
2025.12.08
운영자
조회수 : 1,107





시장경쟁 조장·물류 비효율·중소가족농 참여 배제 우려



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2025. 12. 7



내년부터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 서울시)의 공공급식 친환경농산물 공급 체계가 바뀐다. 시민사회에선 개편된 공급 체계가 도농상생·공공성의 가치를 훼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서울시, 공공급식 친환경농산물 공급 체계 개편

지난달 6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 공사)는 향후 3년(2026~2028년)간 서울시 어린이집·유치원·초중고 급식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는 생산자단체 협상적격자 5개소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광역지자체당 하나의 생산자단체(혹은 컨소시엄)가 선정돼, 해당 단체가 관내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서울시에 공급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렇게 9개 광역지자체의 생산자단체가 서울시 공공급식에 참여했다.

반면 새로운 공급 체계에선 전국에서 5개 단체를 선정하되, 컨소시엄을 만들 수 있게 하고 하나의 컨소시엄엔 최대 3개 단체까지 참여하도록 했다(총 15개 단체). 또한 같은 컨소시엄 내 단체들은 소재한 광역지자체가 모두 달라야 한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관내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만 공급한다는 기존의 제한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즉, 앞으로 생산자단체들은 전국 단위로 친환경농산물을 수집·조달한다.

서울시가 공급 시스템을 변경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사가 지난 8월 1일 생산자단체 신규 선정 계획을 발표하며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 학교급식의 친환경농산물 공급비율이 매년 감소(2019년 62.5%→2024년 51.7%)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그 원인으로 “관할 도에서 생산된 농산물만 공급하도록 운영해 계절과 온도 변화에 따른 출하지가 탄력적으로 이동하지 못함에 따라, 친환경농산물 결품이 발생해 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개편된 공급 체계, 무엇이 문제인가

시민사회에선 서울시의 이러한 개편안이 친환경 무상급식이 가진 도농상생과 공공성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한다. 희망먹거리네트워크(상임대표 이보희, 희망넷)는 관내 제한을 없애고 전국에서 수집·조달을 허용하는 것은 시장경쟁을 부추기고 직거래 계약재배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광역지자체를 달리해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해 지역 협업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 단위 조달 체계는 중소가족농에게도 불리하다. 개편된 공급 체계에 참여하는 한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지역 산지에서의 계약재배 개념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앞으론 다들 대농과 같이 안정적인 곳과 거래하려 하지, 수급이 불안정한 소농과는 거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단체 관계자는 “기존 소농들과 함께 가더라도 가격을 예전처럼 맞춰주긴 어려울 것 같다는 현장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물류 체계의 비효율성과 생산자단체 부담도 증가한다. 기존에는 각 생산자단체가 관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한 번에 보내면 됐다. 그러나 개편된 체계에선 컨소시엄 구성 단체들이 모두 다른 광역지자체에 있다 보니 단체마다 따로 서울로 배송할 가능성이 높다. 참여 생산자단체가 15개로 늘어서 단체당 매출은 감소하는데 물류비는 이전과 똑같으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개편 전과 후에 모두 참여하는 단체들은 이전보다 연 매출액이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가 복잡해지며 탄소배출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다.

그밖에도 희망넷은 생산자단체 선정 시 농산물 적정가격을 미리 제시하도록 하고 이를 2026년 공급가 산정에 반영해 가격 경쟁을 심화시킨 문제도 짚었다. 희망넷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학교급식 생산자단체 선정 방식 변경을 통한 공급체계 개악을 즉각 중단하고, 도농상생 가치와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재편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