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국가물관리위원회 출범
새 민간위원장·위원 23명 위촉
정부 ‘4대강 재자연화’ 기조 속
농업계, 하굿둑 개방 피해 우려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6. 2. 9
새 단장을 마친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앞두고 있다. 정부의 물정책 기조가 수질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농업계는 위원회가 농업용수 확보방안을 마련하는 등 논의에 균형을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물관리위원회가 3일자로 새 민간위원장과 23명의 민간위원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번 민간위원은 3기로 임기는 2029년 2월2일까지 3년이다. 부처별로 분산된 물관리 업무를 통합한다는 취지에서 2019년 출범한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우리나라 물정책 목표를 제시하고 물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민간에서 공동으로 맡는다.
농업계는 국내 수자원의 절반가량을 사용하는 최대 이해당사자임에도 그동안 위원회에서 큰 입김을 발휘하지 못했다. 1기 위원회엔 농업계 민간위원이 전무했고 2기엔 학계와 단체에서 각 한명씩 포함된 게 전부였다. 이번 3기에선 맹승진 충북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조희성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홍안나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처장 정도가 농업계 인사로 꼽힌다.
이들 어깨는 무겁다. 맹 교수는 “농업계 요구는 대체로 안정적 수량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그동안 농업계의 위원회 활동이 저조해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진보정권에서 수량보다 수질에 방점을 둔 물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점은 걱정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4대강 재자연화가 이번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되면서 4대강 보·하굿둑 개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이 경우 안정적 농업용수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 하반기까지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해 4대강 재자연화 등 국정과제를 반영할 방침이다.
맹 교수는 “4대강 보는 국가물관리위원회 1기 때 개방하기로 했다가 2기 때 원위치됐는데 3기에서 다시 개방 쪽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대안으로 대체용수 확보가 거론되지만 정작 대체용수 부지가 마땅치 않을 뿐 아니라 물을 대체용수에서 끌어다 쓰는 데 추가 비용도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임병희 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하굿둑 개방은 일각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별위원회를 통해 논의하자고 주장한다”면서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무력화될 수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에 대한 인식 전환은 향후 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큰 숙제로 꼽힌다. 홍 사무처장은 “그동안 국가물관리위원회가 환경부(현 기후부)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농업을 수자원을 오염시키거나 고갈시키는, 규제해야 하는 산업으로만 바라본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농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특히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친환경농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이달말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 활동에 나선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 총 4개의 산하 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