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데이터·로봇이 여는 농작업 혁신 주목
농수축산신문 홍정민 기자 2026. 1. 12
대한민국 농업이 인구 고령화와 만성적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위기 앞에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기계가 사람을 돕는 시대를 넘어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이 농작업 자체를 재설계하는 이른바 ‘농작업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농촌진흥청과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트랙터와 농업용 로봇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 무인’을 향한 단계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방제·운반·제초 등 고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들이 현장에 보급 중이다. 낙농 분야도 로봇착유기 도입을 통해 노동시간은 줄이고 착유량은 늘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생산의 기초가 되는 종자 산업의 경우 ‘디지털 육종’으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 20년이 걸리던 육종 기간을 데이터를 통해 5년으로 단축하고 성공률을 10배 이상 끌어올리는 혁신이 진행 중이다. 유통 분야에서는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가 핵심이다. 단순 자동화를 넘어 생산·선별·저장 전 과정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소비자 맞춤형 상품을 출하하고 유통 효율을 극대화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는 환경 문제를 넘어 에너지 창출의 기회로 탈바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농업이 기계화 단계를 지나 ‘피지컬 AI(Physical AI)’와 결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농업의 디지털 전환이 현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우선 경제성 확보가 선행돼야한다. 고가의 장비를 소규모 농가가 도입할 수 있도록 ‘임대 및 작업대행’ 모델 개발이 요구된다. 표준화·안전과 관련해선 자율주행 농기계의 안전 기준(ISO 등) 정립과 사고 책임 소재에 대한 제도적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
데이터 주권 측면에서 농작업 중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의 표준화와 소유권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며, 결국 미래 농업의 승부처는 기술 그 자체보다는 ‘어떻게 운영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 농업은 지금 거대한 전환점의 중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