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예비지침 내용 바꿔
사용처 합산 한도 5만원 제한
전체 시범지역 동일 적용 추진
면 지역 하나로마트 사용 타격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6. 2. 4
농어촌기본소득 첫 지급일이 27일께로 예정됐지만, 2월 첫주가 지나도록 시행지침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각 지역 여건에 따라 정하도록 했던 하나로마트 등에서의 사용 한도를 10개군 모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현장엔 당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초 4일 기본소득 지침을 확정해 10개 시범사업 대상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런 일정을 전날 갑작스레 취소하고 지침 발표를 일주일가량 늦추기로 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2일 전체 10개 대상지역이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에서의 합산 사용액을 동일하게 5만원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자체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일방적인 지침 변경 추진에 지자체는 당황하는 표정이다. 시범사업 지역 중 한곳인 A군 관계자는 “인구감소지역 주민은 대다수가 고령층인데, 사용 한도를 복잡하게 규정해두면 사용 편의가 크게 떨어지게 된다”며 “첫 지급일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바뀐 지침을 알릴 시간도 없어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17일 기본소득 대상자 기준과 사용방법 등이 담긴 예비 시행지침을 지자체에 배포했다. 이후 지금까지 예비 지침을 기준으로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사용처와 한도가 대표적이다. 농식품부는 읍(邑) 외 면(面) 단위에서도 소비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별로 생활권을 나누고 수급자가 해당 생활권에서만 기본소득을 쓰도록 했다. 또 상권이 태부족한 면의 경우 하나로마트가 상생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등의 조건을 총족하면 사용처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하나로마트 사용 한도는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따라 정한 상태다.
지자체들은 앞서 한달 동안 이같은 예비 지침을 토대로 지역주민들에게 사업 계획을 안내해온 만큼 사실상 규제에 해당하는 지침 변경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B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는 기본소득을 사용할 만한 면 소재 가맹점이 없는데, (사용 한도를) 과도하게 제약하면 기본소득을 사용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여러차례 혼란으로 불만이 쌓이다보니 정책 수용성이 떨어지고 담당 공무원 사기도 크게 꺾였다”고 전했다.
C군 관계자는 “군수를 비롯해 모든 공무원이 매달려 한달 넘게 안내한 지침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며 “이는 지자체의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시행지침은 확정된 바 없고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농촌소득정책과 관계자는 “지자체 의견을 더 수렴하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지침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