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수급조절용 벼’ 신청 시작…기대수익 1㏊당 1121만원 수준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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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작물직불제 새로운 품목 도입

일본 정책 벤치마킹…혜택은 더 커

일반 벼보다 1㏊당 수익 65만원 ↑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6. 2. 4



이달부터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략작물직불제의 새로운 품목인 ‘수급조절용 벼’에 대한 농가 참여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첫 시행되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일본, 가공용 쌀 육성해 과잉생산 해소=‘수급조절용 벼’는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해 도입됐다. GSnJ 인스티튜트가 2024년 정부 의뢰로 수행한 연구용역 보고서 ‘전략작물직불 활성화방안’에 따르면 일본은 2008년 논활용직접직불제를 시행하면서 가공·사료용 쌀을 전략작물로 지정했다.

쌀 과잉생산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고자 1971년부터 생산조정제를 운용했으나 면적 감소보다 빠른 소비 감소와 생산단수 증가로 인해 전략작물 육성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특히 2014년 주식용 쌀의 생산 집중을 막기 위해 가공·사료용 쌀에 대한 직불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시장 변화를 이끌어냈다.

실제 가공용 쌀 재배면적은 2012년 3만3000㏊에서 2022년 5만㏊로, 사료용 쌀은 3만5000㏊에서 14만2000㏊로 대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주식용 쌀의 재배면적은 152만4000㏊에서 125만1000㏊로 줄었다.

◆한국 직불금 일본 대비 2배…농가 자율성도↑=한국의 ‘수급조절용 벼’는 일본보다 농가에 주는 혜택이 크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가공용 쌀에 대한 직불금은 1㏊당 20만엔(약 180만원)이다. 한국은 올해 ‘수급조절용 벼’ 재배농가에 1㏊당 500만원의 직불금을 지급한다.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일본보다 2배 이상의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셈이다.

직불금과 가공용 쌀 출하대금(1㎏당 1200원)을 합친 사업 참여농가의 기대 수익은 1㏊당 1121만원 수준이다. 평년 기준 일반 벼 재배농가 수익(1056만원)보다 65만원 높다.

일본이 정해진 필지의 전체 수확량을 계약물량으로 지정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계약물량 외 추가로 생산된 물량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해 농가의 시장 대응력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타작물이 아닌 벼를 재배하면서 직불금을 받을 수 있고, 쌀 가공업계라는 판로가 확보된다는 점에서 농가들의 참여 유인이 높다”고 말했다.

◆수급·산업·예산 등 1석3조 효과 기대=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2만∼3만㏊ 규모로 ‘수급조절용 벼’를 운용할 계획이다. 평년 생산단수를 적용할 경우 10만∼15만t의 쌀을 선제적으로 격리하는 셈으로, 과잉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일본과 달리 밥쌀용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급불안 등 유사시 대응력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정부관리양곡 공매 등 정부의 시장 개입은 여러 절차로 인해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수급조절용 벼’는 미곡종합처리장(RPC)이 재고를 보유하다 밥쌀용으로 즉시 판매가 가능해 빠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쌀 가공업계에서도 원료곡 품질 제고에 따른 산업 경쟁력 강화를 예상하고 있다. 조상현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사업운영본부장은 “정부가 비축한 구곡이 아닌 신곡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수급조절용 벼’는 시장격리 등 사후적인 수급대책과 비교해 예산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여 그동안 정부의 양곡정책에 제기된 비효율성 논란도 불식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수급조절용 벼’에 투입되는 예산은 1㏊당 585만원으로 시장격리(1580만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됐다.

◆“일회성 그치지 않도록 해야”=전문가들은 일본 사례를 참조해 ‘수급조절용 벼’가 일회성 사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총장은 “일본과 같이 직불금 단가와 사업면적을 지속적으로 높여 농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도 “단순히 사업 첫해 실적에 따라 제도의 향방을 결정하지 말고 일본과 같이 꾸준한 시행으로 제도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