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 소비 부진 및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월동대파 가격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지난 25일 전남 신안군 임자면 광산리에 수확을 시작도 하지 못한 대파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한승호 기자
명절 거치며 반등했지만 출하량 증가 탓 다시 ‘하락세’
생산비 밑도는 1kg 1000원대 시세 지속…한숨 깊어져
농민들, 3~4월 가격 폭락 전망…“늦기 전 대책 마련해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6. 2. 27
설 명절을 지나며 잠깐 반등한 도매시장 대파 경락가가 다시금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기후 영향으로 출하가 밀려 봄대파 출하 전까지 월동대파 물량이 집중될 수밖에 없어 더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농민들은 산지폐기 등 선제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월동대파 생산비는 1kg 한 단 기준 약 800원 수준으로 산정돼 있다. 증가한 농지 임차료 및 인상된 비료값 등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값이다. 여기에 수확 작업 및 운송비, 수수료 등이 어림잡아 800원가량인 만큼 시장가격이 1600원은 돼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달 초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대파 가격은 1kg 상품 한 단 기준 1000원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선 2000원 중반까지 가격대가 치솟았지만, 이후 2월 말 현재 여전히 1000원 초중반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23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대파가격은 1kg 한 단 최저 750원을 기록했다. 생산비는 물론 작업·출하비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듯 꽤 긴 기간 지속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론 월동대파 재배면적 증가와 이상기후 영향에 따른 출하 지연이 주요하다. 4월 중순 봄대파 출하가 본격화되기 전 월동대파 출하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작기가 밀린 탓에 현재로선 3~4월 월동대파 홍수 출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현장 농민들은 산지폐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곽길성 전국대파생산자협의회장은 “지금도 날씨가 너무 따뜻하지만 4월 10일 이후로는 꽃대가 올라와 수확을 할 수도 없다. 그 이전까지 월동대파 물량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며 “소비도 부진한 탓에 이제 더 떨어질 일밖에 안 남은 상황이다. 산지폐기말곤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곽 회장은 산지 고충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가 소비지가격 낮추겠다고 대형유통업체 배 불리는 할인지원에만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정원 신안대파생산자협의회장은 “재배면적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소비 부진과 더불어 기후 탓에 출하가 밀린 영향이 너무 크다. 2월 말이면 임자면 전체 재배면적의 60% 이상은 출하가 마무리됐어야 하지만 올해엔 약 40%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지난 11~12월 시세가 다소 높게 형성돼 포전거래가 원만히 이뤄졌지만, 이후 시장가격이 계속 낮게 형성된 탓에 해당 물량이 시장에 제때 출하되지 않은 것도 최근 홍수출하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최근 현장에선 자체폐기를 준비하는 등 대책 마련을 적극 촉구 중이다. 더 늦기 전에 산지폐기 등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연쇄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현재 남아 있는 포전 물량의 40%는 폐기해야 시장가격 회복이 가능할 거라 전망했다. 대파의 경우 산지폐기로 포전에서 갈아엎으면 잘 썩지 않아 추후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농민은 산지폐기를 통해 가격을 회복시켜야 봄대파를 비롯해 이후 작기까지 연쇄 가격 폭락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하락한 대파 시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봄대파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산지폐기를 확정짓기에 다소 이르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