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대명절인 설이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대목 잡기 준비에 분주하다. 사진은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내 과일경매장 모습.
사과값 강세, 배·감귤·채소는 안정…정부 “공급 확대”
배 상품 15kg 기준 6만5000원
감귤 상품 5kg 기준 2만 원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시세 하락
월동채소류, 한파에도 작황 ‘이상 무’
재배면적·생산량 늘어 가격 하락
농수축산신문 김진오 기자 2026. 1. 26
올해 설 성수품 시장은 품목별로 가격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가격이 치솟은 사과를 제외하면 배와 감귤, 월동채소류 등 대부분의 품목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급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사과 대신 배와 만감류 등 대체 과일 공급을 늘리고, 농축산물 할인을 지원하는 등 가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소비자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설 대목을 맞아 주요 농산물의 수급·가격 동향을 살펴봤다.
# 사과 10kg 9만5000원 강세…배·감귤은 안정세
올해 설 명절 과일 시장에서 사과는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반면 배는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감귤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달 사과(부사·상품) 10kg 상자 평균 가격이 9만5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6만3592원과 비교하면 49.4% 상승한 수준이다. 평년(5년 기준) 4만8749원과 비교하면 94.9% 증가한 수치다. 특히 25내(과수)는 이달 하순 15만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난해 9~10월 잦은 비를 지목했다. 우천으로 미색과, 열과 비율이 높았고 수확 시기도 늦어지면서 저장성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설 성수품 사과는 대과 비중이 적고 정품 비율도 낮을 전망이다. 상품(上品)과 하품(下品) 간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예상된다.
이재희 중앙청과 상무(과일본부장)는 “사과는 대과와 상품 위주인 10kg 기준 25~35내까지는 상당히 높은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경기가 좋지 않고 저장 배 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아 배로 수요가 대체되거나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는 만감류, 대기물량이 많은 샤인머스캣 등으로 소비가 분산돼 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배는 지난해보다 소과 비중이 높고 특품 비중은 낮을 전망이다. 산지 저장 배도 소과 비율이 높아 30내 위주 출하가 예상된다. 이달 말부터는 설 선물용 7.5kg 상자 출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이달 배(신고·상품) 15kg 상자 가격이 6만5000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월 7만9234원과 비교하면 18.0% 떨어진 수치다. 평년 6만738원과 비교 시 7.0% 오른 가격이다. 이 가운데 20내의 경우 9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명절 전 가격 경락에 민감한 만큼 배 시세가 기대 이하로 형성될 경우 반입량이 급감할 수 있다.
이 상무는 “배는 지난해보다 물량이 많아 시세가 낮게 형성될 전망”이라며 “대과인 10내 물량은 다소 적고 25내, 30내 등 중소과 물량이 많아 10내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세가 형성되겠지만 25내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갈수록 시세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감귤은 지난해와 비슷한 시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이달 감귤(온주·상품) 5kg 상자 가격이 2만 원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만2971원과 비교하면 12.9% 감소한 수준이지만 평년 1만5921원과 비교 시 25.6% 상승한 가격이다. 이달 하순에도 특품은 2만 원, 평균 1만5000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한라봉, 천혜향 등 만감류 출하량이 증가하고 레드향은 소과종 생산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하순 한라봉 3kg 7수는 최고 2만2000원, 천혜향 3kg 10내는 2만3000원, 레드향 3kg 10내는 2만6000원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 겨울배추·무 생산량 늘어 가격 하락…한파 영향 미미
배추·무는 최근 지속되는 한파에도 작황에 문제가 없어 안정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올해 월동배추 재배면적이 약 20%가량 증가하고 결구가 지연돼 출하 시기가 늦어지면서 산지 잔여 물량이 평년을 웃돌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농업관측센터는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3696ha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고 단수는 10a당 6336kg으로 2.7%, 생산량은 23만4000톤으로 8.5% 각각 증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집중호우로 결주가 많았던 해남 등 전남지역 재배면적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달 배추(상품) 10kg망대 평균 가격은 8500원 선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1월 1만4382원 대비 40.9% 하락한 가격이나 평년 7510원과 비교하면 13.2% 소폭 상승한 수준이다. 이달 하순 가격 역시 8500원 수준으로 예측됐다.
김명배 대아청과 팀장은 “배추는 단기적으로 영하 5~7도까지 떨어져도 크게 영향받지 않아 아직은 괜찮은 상황”이라며 “최근 해남에 눈이 왔는데 눈이 쌓이면 오히려 보온 효과를 내기 때문에 영하권으로 내려가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남에서는 한파에 대비해 배추 겉잎을 모두 묶은 상황”이라며 “겉잎을 모아 묶으면 속이 얼지 않게 보온하고 통풍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상품) 20kg 상자의 1월 평균가격은 1만8000원 수준일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달 2만6938원과 비교하면 33.2% 하락했지만 평년과 비교 시 22.4% 상승한 가격이다. 하순에는 2만 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는 제주지역 전체 무 재배면적은 증가했지만 파종기 고온과 잦은 비로 파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전체 출하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잦은 비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가락지, 곤자리, 기형무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하품 간 품위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파종기에 비가 계속돼 파종이 지연되면서 전년보다 출하량은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 높았던 시세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는 낮고 평년보다는 높은 시세를 형성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팀장도 “주 출하처인 제주 월동무는 제주도 기온이 영하권으로 거의 내려가지 않아 날씨 영향이 적을 것”이라며 “제주는 눈이 내리더라도 금방 녹아 무가 동해 피해를 입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말했다.
정부, 성수품 공급 확대·할인 지원…“장바구니 부담 덜겠다”
농식품부는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설 성수품 등 농식품 수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농식품부는 점검 결과 무·배추 등 채소류는 재배면적이 늘고, 배·감귤 등 과일류는 생산량이 증가해 공급 여건이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채소류는 한파 등 기상 여건 악화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약제·영양제 할인 공급 등 생육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과는 대과 비중 감소와 가격 강세를 감안해 수요 대체 품목인 포도·만감류 등 선물세트와 중소과 선물세트를 대폭 확대 공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축산물은 가축전염병 발생과 사육 마릿수 감소 등으로 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설 성수기에 농협 계통출하 물량을 확대해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다양한 할인행사를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생육 관리 지원 등을 포함한 설 민생안정대책을 구체화해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김종구 차관은 “설 명절을 앞두고 농축산물 소비가 증가하는 만큼 산지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수급 불안 요인을 관리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