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농협에 대한 고강도 개혁을 주문했다.(사진 대통령실)
"선거 비리·조합장 권한 독점 타파"… 농협 향해 민주적 시스템 구축 강력 주문
동물복지 컨트롤타워 신설엔 "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산업·반려동물 통합 관리 신중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2025. 12. 13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진행된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 현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관심사는 농협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 도중 농협 개혁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강하게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농협 선거 과정에서 여전히 발생하는 불법과 매수, 그리고 무엇보다 조합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이 농촌 사회를 병들게 하는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단순히 비리를 적발하는 차원을 넘어, 조합장이 농자금 배분권 등 막강한 권한을 독점하는 현재의 구조 자체가 부패의 온상임을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은 조합원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합장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지시했다. 사실상 농협의 지배 구조 전반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농협 개혁 외에도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기존 관행을 깨는 파격적인 지시가 이어졌다. 농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과 관련해 일부 광역도(道)가 예산 매칭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 대통령은 “도가 반대하면 설득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의지가 있는 기초 시·군과 중앙정부가 직접 매칭하라”는 ‘도(道) 패싱’ 전략까지 내놨다. 정책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정 절차는 과감히 건너뛰겠다는 뜻이다.
또한 농식품부가 제시한 내년도 K-푸드 플러스 수출 목표 150억 불에 대해서는 “올해 실적을 감안할 때 너무 소심한 목표”라며 상향 조정을 지시했고, 농촌 태양광 사업 역시 3만 8천 개 마을 수에 비해 목표치가 너무 적다며 대폭 확대를 주문했다. 특히 태양광 사업 시 주민에게 지분을 나눠주어 소득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재해 보험료 할증 등 농가에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서는 “본인 잘못도 아닌데 왜 할증하느냐”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는 등 현장 중심의 해결책을 쏟아냈다.
다만 동물복지진흥원 설립 등 조직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개 식용 종식’ 논의 당시의 사회적 진통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산업용 가축과 반려동물을 한 부처에서 통합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 정서와 효율성을 고려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함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지금은 대한민국이 흥하느냐 망하느냐의 경계 지점”이라며, 공무원들이 비장한 각오로 개혁의 최전선에 서 줄 것을 강조하며 업무보고를 마쳤다. 농협 개혁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필두로 이재명표 농정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