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11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위한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에 참석한 의원들과 발제자, 정부 관계자를 비롯한 홍성·예산 지역 주민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토론에서는 각 정부별로 빈집 활용과 청년 정착을 위한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 세미나
한국농어민신문 홍란 기자 2025. 11. 14
농촌에 방치된 빈집을 청년 공동체의 거점으로 재생해 청년 정착을 유도하고, 지역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실제 정착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이 같은 논의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강승규 국민의힘(충남 홍성·예산) 의원 주최로 열린 ‘살기 좋은 지방시대 구현을 위한 세미나’에서 다뤄졌다. 전국에는 약 13만4000호의 빈집이 존재하며, 이 중 7만8000호(62%)가 농어촌 지역에 밀집해 있다. 이에 빈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청년 정착 생태계 구축을 중심으로 한 지역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 활력 잃은 홍성 ‘홍고통 거리’, 청년들 점포 채워 활기 되찾아
첫 발제자로 나선 김만이 청년공동체 집단지성 대표는 “빈집을 청년 창업과 협업의 실험실로 전환할 때 지역경제의 새로운 생태계가 열린다”며 농촌의 유휴공간이 청년 창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0년 충남 홍성에서 유기농 간편식 사업을 시작하며 로컬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처음부터 아이템이 명확히 정해져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지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다만 로컬 창업은 인프라 부족과 인력난의 한계가 컸다. 이를 극복하고자 서울 공유오피스 모델에서 힌트를 얻어 청년 공동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23년 홍성읍의 ‘홍고통 거리’ 일대에 청년공동체 ‘집단지성’이 조성됐다. ‘홍고통’ 일대는 과거 중심지였으나 고등학교 등 주요 시설 이전으로 침체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청년 창업가들이 빈 점포를 채우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집단지성은 2023년 5개 팀으로 시작해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거치며 올해 25개 팀으로 확대됐으며, 내년에는 40개 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제는 충남 전역으로 확산시켜 청년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 지원금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매력과 특색으로 청년이 머무는 구조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청중발언을 한 홍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홍고통이 청년 창업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인근에서도 청년마을 조성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 폐교-빈집 결합 ‘장항선 프로젝트’ 소개···원스톱 ‘빈집권역센터’도 구상
김금녕 풀뿌리하우스 대표는 폐교와 빈집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수도권 1시간 거리 농촌의 정주 매력도를 높이는 ‘장항선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폐교와 빈집을 결합하면 수도권 근교 농촌에서도 도시민의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하다”며 “이는 농촌의 주거·창업 거점을 조성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의 ‘아키야 뱅크(빈집은행)’ 사례를 언급하며 “단순 매물 중개를 넘어서 리모델링, 금융, 법률 지원까지 제공하는 원스톱 ‘빈집권역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폐교를 카페·공동식당·게스트하우스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해 귀농·귀촌을 자연스럽게 돕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장항선 프로젝트가 농촌 주거환경 개선과 창업·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견인할 것”이라며 “전국 확산을 위해선 빈집 기준 명확화, ‘빈집관리사(가칭)’ 자격제 도입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부, 매년 10개 ‘청년마을’ 조성···최대 50억 도시재생사업 지원도
정부 부처에서도 농촌의 빈집 활용과 청년 정착을 위한 다양한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홍정우 행정안전부 지역청년정책과장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51개 청년마을을 조성했고, 매년 10개씩 확대해 인구소멸지역에 청년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지난해까지 39개 마을에 880명이 실제 이주했고, 생활인구 유입은 1만여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생활인구 유입 지원에 활용하고, 올해 종료되는 지역 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교육·취창업과 연계한 사업으로 새롭게 구상해 청년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무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과 사무관은 “국비 최대 50억원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빈집 개·보수와 생활 인프라 설치를 지원 중”이라며 “이 같은 도시재생사업을 농어촌 지역에도 접목해 종합적인 정주환경 개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빈집 정비와 철거를 아우르는 통합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김소형 농식품부 농촌재생지원팀장은 “활용 가능한 빈집은 4만8000호, 철거가 필요한 빈집은 3만호 정도로 확인된다”며 “활용 가능한 빈집은 민간의 창의성을 살려 재생하고, 철거가 필요한 곳은 계획적으로 정비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마을단위 빈집 재생사업을 통해 청년 창업·업무공간이나 주거·공동이용시설로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라며 “내년부터는 빈집 철거 지원도 확대해 농촌 정비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행안부에서 농식품부로 이관되는 빈집정비 지원사업을 통해 농촌빈집의 철거 단가를 최대 1600만원으로 현실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