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광양의 청년농 김민지씨가 스마트팜에서 재배하고 있는 토마토를 살펴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 김씨의 스마트팜 시설 내부. 김씨는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시설을 완공하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청년농 영농정착 돕는 ‘농지은행’
공공비축 임대농지 70% 확대
경력기준 폐지해 창업초기 지원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5. 12. 16
#충남 홍성에서 홍감자 등을 재배하는 엄기현씨(27)는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아픈 부모님을 돌보러 귀향했다. 생계를 잇고자 농사를 택했지만, 농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다 2022년 농지은행의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통해 간척농지 1만3223㎡(4000평)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듬해 추가로 논을 공급받아 고추농사도 시작하면서 착실히 영농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5년차 농부인 전남 광양의 김민지씨(31)는 요즘 스마트팜 영농기술 연마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농지은행의 ‘비축농지 임대형 스마트팜’ 사업을 통해 토마토 스마트팜을 지으면서다. 최장 20년간 저렴한 비용으로 농지와 시설을 빌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마음 편히 농사를 짓고 있다.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을 통해 영농 정착·육성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농민이 더 넓은 농지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농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규모를 늘리고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먼저 농식품부는 공공비축 임대농지를 올해 2500㏊에서 내년 4200㏊로 약 70% 확대한다. 청년농 등이 낮은 임차료로 장기간 농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공비축 임대농지 임차료는 1㏊당 56만원 정도로, 일반 시세와 견줘 80%가량 저렴하다.
또 초기 자본이 부족한 청년농이 10∼30년간 농지를 임차했다가 매입할 수 있는 ‘선임대 후매도’ 사업 물량도 올해 50㏊에서 내년 200㏊로 확대한다. 매년 특정기간 동안만 공모로 추진하던 사업 방식은 연중 신청·지원으로 바뀐다.
그간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은 영농경력에 따라 지원규모를 제한했는데, 이런 규제는 폐지한다. 창업 초기부터 규모 있는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경영규모에 따른 임대 등 사업별 지원한도도 0.5∼1.0㏊씩 늘려 규모화를 돕는다.
청년이 집단화 농지에서 규모화한 농업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창업타운 조성을 유도한다. 대규모(5∼10㏊) 우량농지를 매입 후 임대 분양하는 방식을 도입해서다. 내년 경남 밀양에서 10㏊ 규모로 첫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수요·성과를 분석해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청년농이 주영농지역 중심으로 농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존의 임대농지가 주영농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신규 임대농지를 기존 농지와 교환할 수 있는 제도도 신규 운용한다.
공동영농 확산을 위해선 정부·지방자치단체의 공동영농사업지구 안에 있는 농지은행의 농지를 공동영농법인에 우선 임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사업지구 또는 인접한 농지가 임대농지로 전환되면 공동영농법인·친환경농가에 매물 정보를 알려주는 알림서비스도 도입한다.
신규 청년농이나 귀농인 등이 원활히 농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농지은행 포털에 농지 직거래 시장을 도입하고 민간 토지거래 전문 플랫폼에 있는 농지 매물 정보도 연계한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이번 물량 확대, 제도개선이 청년농의 영농 정착에 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늘어나는 청년농의 농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농지지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