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농정이슈 중 하나로 ‘K-농식품, 시장 전환’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농업전망 2026] 농식품 물가·사회적 인식 전환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2026. 1. 23
# “농산물 비싸서 국내 물가 높다”···고물가 원인으로 농식품 지목
우리나라 물가가 OECD 국가들보다 높다는 인식과 함께, 그 원인을 유통구조의 비효율성과 낮은 농업 생산성, 낮은 무역 개방도에서 찾는 것은 왜곡된 프레임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비용은 미국과 일본보다 낮고, 경지면적당 농업 생산액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며, 59개국과 22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농산물 개방 수준도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농업전망 2026’의 ‘K-농식품, 시장 전환’ 분과에서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AI농정연구단장은 ‘농식품 물가 현황과 사회적 인식 전환’ 발표를 통해 농식품 물가를 둘러싼 인식과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2024년부터 2025년을 지나면서 농식품 물가에 대한 정말 많은 보도가 있었다”면서 “OECD 국가 중 물가가 가장 높다는 기사들이 이어지면서 농업 또는 식품의 생산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쳐졌고, 그 결과 관계부처가 상당한 정책적 역량을 물가관리에 쏟아 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24년 6월 발표된 한국은행 물가보고서부터 물가 논쟁이 시작됐다”면서 “고물가의 원인으로 농업을 지목했고, 농업의 유통구조가 비효율적이고, 농업생산성과 무역개방도가 낮기 때문에 물가가 높다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을 키웠다”고 되짚었다.
# 농축산물 가격 등락 잦지만,&#160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 낮아···단순 비교에&#160물가 불안 과장
김상효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완만하게 상승하는 반면 농축산물은 등락이 잦고, 개별품목의 변동 폭이 큰 특성을 보인다. 그는 “농축산물 가격은 단기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언론에서는 개별품목 가격이 5%, 10%씩 크게 오른 것처럼 보도된다”면서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농축산물이 차지하는 가중치는 축산물 2.64%, 채소 1.43%, 수산물 1.0% 수준으로, 개별 품목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농식품 물가비교도 구조적으로 왜곡되기 쉽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농산물은 산지, 품종, 당도, 크기, 모양, 선별등급, 포장방식, 유통방식이 모두 다른 실질적 비동질재다. 같은 국가 내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국가별 생산시기·수확시기, 가격조사시기가 달라 단일시점 비교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엥겔지수(총식품지출 비중)를 봤을 때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 섭취량은 OECD 평균 이상이지만, 엥겔지수는 OECD 평균보다 낮거나 유사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160
# 무역개방도 낮다는 것도 왜곡, FTA 22건 체결 수준 최고···언론 왜곡된 프레임 바로잡아야
한국은행의 물가보고서도 반박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비용은 1998년 39.8%에서 2023년 49.2%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 임대료, 운송비 등의 직접비용이 상승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소포장, 가공(신선편이 등), 당일·새벽배송 등 소비자 선호를 반영해온 것이 원인이다. 하지만 생산자수취비율을 봤을 때 우리나라는 50.3%로, 일본(48.5%), 미국(신선과일 38.8%, 신선채소 28.5%)보다 높고, 유통비용은 상대적으로 낮다.&#160
또, 농업생산성의 경우에도 노동생산성은 OECD 27위로 낮은 편이지만 경지면적당 생산액은 1ha당 2만6000달러로 OECD 1위다. 국가별 총요소생산성(TFP, 기술발전 등 종합적 생산성 지표)의 경우에도 1961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나라는 2.31%로 일본 1.55%, 미국 1.29%보다 높았다.&#160
무역개방도가 낮아 물가가 높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우리나라는 55개국과 22건의 FTA를 체결했고, 농업 관세철폐율이 한·미 FTA는 97.9%, 한·EU FTA는 96.3%에 달한다. 이 결과, 1999년 이후 자급률이 급감하고 있으며, 농산물무역적자가 1990년 29억 달러에서 2024년에는 330억 달러로 확대됐다.&#160
결론적으로,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농식품 물가는 등락이 잦고 개별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 기여도는 크지 않으며, 가격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국제 비교나 지수화된 단순 비교는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위기 시대에는 물가 관련 충격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큰 만큼 식량안보 차원의 국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물가 관련 보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설명과 소비자단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정훈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국내 농식품 공급망 변화와 포용적 대응’ 발표를 통해 농식품 공급망을 체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지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칭 ‘한국농식품 공급망 지수’를 도입해 매년 공급망을 진단하자는 것이다. 생산단계에서는 농가의 기상정보 활용도 제고, 저장단계에서는 민간의 농산물 저장 및 비축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통단계에서는 계약재배와 연계한 도매시장 예약거래 확대를 통한 가격변동성 완화, 기상변동과 출하 집중에 대비한 완충장치 마련을 주문했다. 소비단계에서는 가격 급등락 시 대체 소비와 분산 구매 유도 등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