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농업 이끌 주체 누군가…“정책 맞춰 ‘농업인 정의’ 재정립 필요”
2025.11.07
운영자
조회수 : 1,298
* 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에서 새 정부의 농업분야 국정과제 실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

농업인 사업자등록제 도입하고

예비농 제도 통한 창농 지원 모색

상속법·조세제도 개편 서둘러

고령화 따른 농지 파편화 막아야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5. 11. 7



‘국민 먹거리를 지키는 국가전략산업으로 농업 육성’. 새 정부의 농업분야 국정과제 중 가장 먼저 제시된 항목이다. 식량안보 강화와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라는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이를 구체화할 실행 전략과 추진체계는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GSnJ 인스티튜트 등이 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한 ‘농업·농촌의 길 2025’ 심포지엄에서는 이러한 국정과제의 실현방안을 모색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 농업의 미래성장 주체는

심포지엄에선 농업을 이끌 주체로 누구를 육성할 것인가를 핵심 의제로 다뤘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현재는 정책 지원 대상으로 농업인·농가·농업경영체 개념이 뒤섞여 사용되면서 왜곡된 통계와 정보로 효과적인 정책설계가 어렵다”며 “농업인 정의를 정책 수혜 대상에 맞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경영체를 중심에 두되, 규모·형태·특성에 따라 차등적 맞춤 지원이 가능하도록 사업별 대상을 선별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농업인 사업자등록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산업으로서의 농업, 경제 주체로서의 농업인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단순한 농업경영체 등록을 넘어 농업인의 사업자등록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대교체의 주역이 될 청년농 육성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를 뒷받침하는 방안으로는 고령농을 대상으로 한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과 ‘농지이양 은퇴직불제’ 확대가 거론됐다.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은 “새 정부의 청년농 정책은 약 2년간 예비농 제도를 운영해 현장실습과 컨설팅을 충분히 거친 뒤 창농하도록 하는 ‘양보다 질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 청년농이 20∼30년간 농사를 지은 뒤 연금 형태의 소득으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선순환적인 제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식량안보 강화, 농지 제도부터 손봐야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선 우량 농지의 보전과 이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질할 제도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농민 고령화에 따른 상속 농지의 파편화가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임 교수는 “현행 민법은 균등 상속을 원칙으로 해 세대를 거듭할수록 농지가 파편화되고 경영 단위로서 기능을 잃고 있다”며 “실제 경작 의지가 있는 승계농에게 농지가 집중 이전될 수 있도록 상속법과 양도소득세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지 단독 상속의 우선권과 세제혜택을 통해 규모화를 유도하고, 승계자가 없을 경우 실제 경작자에게 매도 시 세금 감면 등으로 농지 세분화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위스는 가족농 체제를 이어갈 수 있도록 경작 의지가 있는 상속인 1인에게 단독 승계를 허용하고, 다른 상속인에게는 금전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농지 분할을 억제하고 있다.

황의식 GSnJ 인스티튜트 농정혁신연구원장은 “농지의 소유·이용·보존이라는 세 축이 분리된 현 구조에서 양도소득세와 같은 조세제도가 농지의 효율적 이용과 보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세제를 현실에 맞게 개편하고 농지 임대차 제도개선을 통해 소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농업정책관은 “현재 2027년 식량자급률 목표를 55.5%로 설정했지만 목표와 예산·농지 규모가 연계돼 있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자급률 목표에 필요한 농지와 예산을 제도적으로 연동해 실질적인 식량안보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농업의 공익적 가치 확산을

국정과제가 실질적인 추진력을 얻기 위해선 농업의 공익 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도 요구된다.

임 교수는 “공익형 농정 프로그램의 개발과 확충은 농민을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공익 실현의 주체로 세우는 일”이라며 “국민과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익형 프로그램이 부족한 현실에서 공익형 직불제의 대부분이 기본형에 집중된 구조를 바꾸고 농가·마을·지역의 특성에 맞는 (선택형)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욱 농협 미래전략연구소장은 “도시민을 대상으로 농업·농촌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보니 약 40%만 긍정적으로 응답했다”며 “특히 30∼40대의 공감도가 낮았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정부 국정과제의 1호 과제로 헌법개정이 제시된 만큼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해 국민적 공감대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