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김정욱 농업정책보험과장
지난해 정책보험 가입률 57.7%
기후변화 위기에 증가폭 뚜렷
보험금도 1조3932억 지급 최대
지역·품목별로 위험도 다르지만
가입 면적·농가수 증가 이어갈 듯
현장 수요 맞춰 제도 개선 추진
손해평가인력 전문성도 강화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6. 1. 16
해가 갈수록 기후변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라는 말을 더욱 실감케 하고 있다. 지난해는 특히 저온피해와 산불피해, 집중호우, 폭염과 가뭄 피해 등이 연이어 발생해 농민들이 농작물 생산에&#160큰 어려움을 겪었다. 농민들을 더 힘들게 하는 부분은 이 같은 피해가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농가 경영안정 수단으로 농작물재해보험 등 정책보험이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농업 분야 정책보험을 총괄하는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보험과장으로부터 농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정책보험 운영 현황과 함께 보상기준 현실화 방안 등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들었다.
-농식품부에서 농작물, 가축, 농업인, 농기계 등에 적용하는 농작물재해보험, 농업수입안정보험, 가축재해보험, 농업인안전재해보험 같은 정책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전반적인 운영 상황은 어땠나?
“지난해 모든 정책보험의 가입이 증가했다. 특히 농작물보험(농작물재해보험·농업수입안정보험)과 가축재해보험은 도입 이래 가입과 보험금 지급실적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 가입 실적의 경우 2025년 총 63만2000명이 76개 품목, 70만ha의 재배면적에 대해 농작물재해보험 및 농업수입안정보험에 가입해 가입률 57.7%를 기록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 도입한 이래 가장 많은 농업인이 가장 넓은 면적에 대해 보험을 가입한 것이다. 자연재해에 취약한 농업분야 특성상 농업정책보험 가입은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었으나 그 증가 폭이 뚜렷하게 컸다는 게 2025년의 특징이다. 지급 측면에선 보험 가입자 중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28만1000명에게 1조393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봄철 경북·경남지역의 대형 산불, 여름철 장기간의 폭염과 집중호우, 가을장마 등 연중 재해 피해가 계속돼 농업재해보험 도입 이래 가장 많은 보험금을 지급하게 됐다.”
-농작물보험이 농가 경영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나?
“지난해 농작물보험에서 농가에 지급한 보험금은 호당 평균 495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호당 평균 농업소득(2024년 기준 957만6000원)의 51.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농작물보험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해 농가 경영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벼와 사과 등에 대한 재해 피해가 많이 언급됐다. 품목별 보험 운영 결과는?
“보험 가입면적이 가장 넓은 품목은 벼로, 45만4000ha가 보험에 가입했다. 이어 콩 4만4000ha, 원예시설 2만9000ha, 사과 2만5000ha, 마늘·고추 1만1000ha 순으로 가입이 이뤄졌다. 가장 많은 보험금을 지급한 품목은 사과와 벼인데 각각 2639억원, 2562억원을 지급했다. 두 품목에 지급한 보험금이 2025년 한 해 지급한 전체 보험금의 37.3%를 차지한다. 다음으로는 콩 1023억원, 복숭아 823억원, 고추 573억원, 마늘 530억원, 인삼 490억원, 양파 488억원 등의 순이다.”
-농가 단위의 농작물보험 가입 상황은 어떤가?
“농가별 농작물보험 가입 현황을&#160살펴보면 지난해 호당 평균 가입면적은 1.1ha로 집계됐다. 호당 평균 가입면적이 큰 품목은 월동무로 5.4ha로 파악됐다. 그 다음은 밤 3.6ha, 조사료용벼·고랭지배추·귀리·고구마 3ha, 밀 2.9ha, 보리 2.8ha, 가을무 2.5ha, 메밀·고랭지감자 2.2ha, 인삼·고랭지무 2ha 순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할 때 호당 평균 가입면적은 1.2ha에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호당 평균 가입면적 2ha를 초과한 품목이 월동무(5.8ha), 조사료용벼(5ha), 밤(4ha), 호두(3.7ha), 고랭지감자·고랭지무(3.5ha), 고랭지배추(3.2ha), 밀(3ha), 사료용옥수수(2.4ha), 보리(2.1ha) 등 10개에서 2025년에는 13개 품목으로 증가해 밭작물을 중심으로 호당 가입규모가 늘고 있다.”
-품목별로 농작물보험 가입에 편차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품목이나 재배 지역에 따라 재해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가입 실적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재배기간이 짧거나, 상대적으로 기후조건이 온건한 시기와 지역에서 재배되는 경우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감소할 확률이 낮아 가입률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지난해 가입률(가입면적/대상면적)이 높은 품목은 사과 105.8%, 배 86.9%, 콩 67.8%, 보리 67.6%, 벼 65.1% 등의 순이었다. 반면, 고구마(17.5%), 고랭지감자(17.1%), 고랭지무(15.8%), 포도(13.7%), 옥수수(8.1%) 등은 가입률이 평균 대비 낮은 품목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가입면적은 전남 16만2000ha, 충남 12만9000ha, 전북 12만1000ha, 경북 9만ha 순이었고, 가입률은 전북 73.6%, 전남 70.4%, 충남 70.1%, 경남 53.5%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납부한 순보험료와 지급한 보험금 총액이 가장 큰 지역은 경북으로, 순보험료는 총 3505억원, 지급 보험금은 3705억원이었다. 이는 단위 무게 당 보험 적용 가격이 큰 과수 품목 주산지가 경북에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품목과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한 변화는 가입 면적, 가입 농가 수 등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기후 현상의 빈도·심도 증가로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농작물 생산에 대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농작물보험 보상기준 개선 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농업정책보험과 관련한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현장 수요에 맞춰 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기후변화를 고려해 보험 운영 기준과 보상기준 등을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 기후변화로 인해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예방하기 어려운 재해 피해를 보상하는 상품도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작기, 재배품종, 재배방식 등 농업 현장의 변화를 신속하게 보험 상품에 반영하기 위한 개선 작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농업정책보험 가입자의 재해위험도에 비례해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보험료 조정 체계를 개선해 반복·일상적으로 보상받거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농가에 대한 손해평가·보상기준과 가입기준 등도 보완할 계획이다. 보상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손해평가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재평가·이의신청 등 가입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또한 실효성을 높여갈 방침이다. 자연재해가 일상화 되고 있는 만큼 농업정책보험이 농업인에게 든든한 안전망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