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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기자수첩] 열린 국무회의, 닫힌 K-농정협의체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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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열린 국무회의, 닫힌 K-농정협의체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농업부 기자 2025. 11. 7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책 효능감’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국민이 정책의 효과를 얼마나 체감하는지를 뜻한다. 굵직굵직한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개인별 수용도도 다르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의미 있는 정책의 변화는 순식간에 큰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

대표적인 것이 국무회의 생중계 시스템이다. “살다 살다 별일이네”, “국무회의가 이렇게 재미있는 회의였냐”는 반응이 즉각 터져 나온다. 이전까지 국무회의는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고, 사전 협의된 모두발언 정도만 언론에 공개됐다. 그러나 생중계 도입으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정부 정책의 논의 구조와 결정 과정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국민들의 정치 참여와 관심이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농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국무회의 생중계를 통해 농어촌기본소득, 농산물 유통구조 등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인식 수준이나 시각을 확인할 수 있게 됐고,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일약 ‘국무회의 스타 장관’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국민이 정책 논의의 현장을 직접 보게 되면서, 농업 분야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홍보 효과까지 얻는 셈이다. 생중계가 아니었다면 전혀 기대하기 어려운 반응이다. 물론 오해나 불필요한 논란도 생길 수 있지만, 덕분에 국민들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정책 투명성과 주권자로서의 대우를 체감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농식품부의 ‘K-농정 협의체’ 운영은 아쉬움이 크다. 농식품부는 지난 8월 현장 농업인과 전문가 등 170여 명이 참여한 K-농정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5개 분과·10개 소분과에서 국정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체감형 정책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핵심 의제만 공개될 뿐 세부 논의 내용은 전혀 알수 없다. 모두발언만 공개되고, 실제 협의 과정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일부 파악되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 농업인들의 관심도는 점점 떨어진다. 어떤 논의를 통해 어떤 결론이 도출되는지 알 수 없고, 내부 위원들이 얼마나 밀도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협의체가 운영되는지도 파악이 어렵다. 몇몇 위원들의 얘기로는 회의 자료도 회의 직후 회수해 간다고 한다. 문턱을 완전히 없앤 개방적 운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최근 열린 중간보고회 내용 정도는 공개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현재 국민은 물론 농업계 내부에서도 K-농정 협의체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가 많다. 내부 소통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외부의 신뢰와 관심을 얻기 어렵다. 이런 상태에서 연말까지 25개 핵심 과제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내놓더라도, 정부가 기대한 ‘정책 효능감’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체감될지 의문이다.

K-농정 협의체는 출범 초기부터 위원 구성 논란 등 대표성과 실효성을 둘러싼 잡음을 안고 출발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논의 구조만 늘어난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결과 뿐 아니라 정책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과 참여를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정책 효능감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