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만원 미만 초과 감액 폐지
고령층 다수 소득활동 지속 감안
내년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인상
추납 꼼수신청 탓 형평성 논란
보험료 산정 기준 변경으로 해소
농민신문 류현주 기자 2025. 12. 2
정부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해 국민연금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추후납부(추납) 제도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는 한편, 일하는 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해온 노령연금 감액 기준을 30년 만에 대폭 완화했다.
◆추납 형평성 논란 해소=국민연금은 2026년부터 모수개혁에 들어간다. 보험료율이 현행 9%에서 2026년부터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0년에는 13%까지 오르고, 소득대체율은 41.5%에서 43%로 상향된다. 이 과정에서 ‘올해 12월에 추납을 신청하면 낮은 보험료율(9%)로 납부하면서도 더 높은 소득대체율(43%)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퍼지며 추납 문의가 국민연금공단 지사와 고객센터에 폭주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11월25일 ‘국민연금법 일부개정안’을 공포해 즉시 시행했다. 핵심은 추납 보험료 산정 기준을 ‘신청월’에서 ‘납부기한이 속하는 달’로 바꾸는 것이다. 반면 소득대체율은 기존처럼 ‘실제 납부일 기준’을 유지한다. 보건복지부는 “매월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보다 추납자가 유리해지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준소득월액 100만원인 가입자가 2025년 12월에 50개월치 추납을 신청하고 2026년 1월에 일시납으로 납부하면, 종전에는 보험료율 9%를 적용해 450만원만 내고 소득대체율 43%가 적용됐다. 그러나 개정 이후에는 인상된 보험료율을 적용받는 다른 가입자와 같이 9.5%가 적용돼 475만원을 내야 하며, 소득대체율은 동일하게 43%가 적용된다.
◆늘어나는 노인 노동, 감액 기준 완화=11월27일 국회를 통과한 또 다른 국민연금법 개정안은 근로소득이 A값(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월액)을 초과하더라도 초과금액이 월 200만원 미만이면 감액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5개 감액 구간 중 1·2구간이 사라지면서 감액 대상자 약 9만8000명(2023년 기준) 중 65%가 감액 없이 연금을 받을 전망이다. 연간 감액 제외 규모는 496억원에 달한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와 높은 노인 고용률을 반영한 결과다. 오유진 국민연금연구원 주임연구원의 ‘국민연금과 고령자 노동 공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로 초고령사회에 갓 진입했다. 그런데 65세 이상 고용률은 37.3%(2023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6%를 훌쩍 뛰어넘어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작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25.3%)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도 노인들이 ‘일하고 싶은 나이’로 꼽은 연령은 평균 73.4세로 집계됐다.
따라서 노인 다수가 의료비나 생계비 마련을 위해 소득 활동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금액을 깎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개정된 법은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에는 미성년 자녀를 부양하지 않은 부모 등 법원 판결로 상속권을 잃은 경우에는 자녀 사망 시 국민연금의 유족연금과 사망일시금 등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해당 내용은 2026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초고령사회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고, 연금 제도 운영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