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어민신문] [닻 올린 농어촌기본소득] 소멸위험 농어촌 지탱···최소한의 생활 안전망 기대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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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2023년 8월 전남에서 열린 ‘지방소멸대응 학술 심포지엄 농어촌기본소득 전국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농어촌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한국농어민신문 공동기획>

[닻 올린 농어촌기본소득] 소멸위험 농어촌 지탱···최소한의 생활 안전망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5. 12. 5


국민주권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과제로 채택된 농어촌기본소득이 본격적인 출발선에 섰다. 내년부터 2년간 전국 10개 군에서 거주 주민에게 월 15만원의 지역 상품권을 지급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될 계획으로, 본사업 전환에 앞서 시범사업 성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은 농어촌기본소득의 필요성과 추진 배경,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주요 쟁점, 향후 지속가능성과 확장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수도권 집중으로 공동화 가속

전남·경북 읍면동 70% 소멸위험

삶의질 하락 악순환 계속


▲ 인구 감소·고령화·구조적 위기에 놓인 농어촌

농어촌의 지속가능성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2020년 이후 우리나라 총인구 감소,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 고령화 심화와 맞물리면서 다수 지역에서 소멸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소멸위험지역은 2000년 0곳에서 2024년 228개 시군구 중 129곳(56.6%)으로 늘어났다. 2025년 6월 기준 전국 3616개 읍면동 가운데 위험단계 440곳, 심각단계 868곳 등 총 1308곳(36.2%)이 소멸위험지역에 해당한다. 2023년 말 기준 인구 2000명 아래로 떨어져 소멸 임계치에 진입한 면도 358곳에 달한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전남과 경북은 소멸 위험 읍면동 비중이 70%를 넘는다”며 “도 지역의 경우 일부 거점도시에 젊은 인구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행정구역상 다수를 차지하는 농산어촌 공동체는 실질적인 소멸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농어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촌 인구가 2022년 961만명에서 2050년 845만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가 인구(농림어업조사)는 2022년 216만6000명, 2023년 208만9000명, 2024년 200만4000명으로 떨어져 200만명 붕괴가 현실화됐다. 농가 가구 수 역시 2023년에 처음 100만호 아래로 떨어져 2024년 97만호에 그쳤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총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 농촌 인구 감소는 되돌리기 어려운 추세”라며 “가족 노동력 감소로 외부 고용 노동력 의존도가 높아지면 인건비 부담과 인력 수급난이 겹쳐 농업 생산이 위축되고 이는 식량 생산 기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위기와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같은 외부요인이 겹칠 경우 식량안보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령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022년 49.8%, 2023년 52.6%, 2024년 55.8%로 증가했다. 농가 인구 10명 중 7명은 60세 이상이며, 40대와 40세 미만 경영주는 각각 2.8%, 0.5%에 그친다.

농촌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는 경제활동 위축, 구매력 저하, 교육·의료·소매업 등 기초 생활 인프라 축소, 삶의 질 하락, 인구 유출로 이어지며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일자리 부족, 생활 편익 약화, 사회서비스 공백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위기다. 여기에 기후 위기와 생산 기반 변화까지 겹치면서 기존 정책만으로는 농어촌의 지속가능성 확보가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십년 균형발전 추진 불구

수도권 쏠림 갈수록 심화

단순한 소득 지원 넘어

‘국가 구조변화’ 전략 부상

"국토·환경·문화 지킴이 수당"

정책 패러다임 전환 시금석


▲ 농어촌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는

정부는 수십 년간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수도권 집중과 농촌 인구 감소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2019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을 처음 추월한 이후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023년 기준 수도권 인구는 2600만명에 달한다. 반면 비수도권과 농어촌 지역은 소득 정체와 생활 불안정 늪에서 빠르게 소멸의 시간을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과 농촌의 붕괴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의 연쇄 붕괴로 이어지며 국가적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어촌 지역의 급속한 붕괴를 늦추고 개선할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배경에서 농어촌기본소득이 단순한 소득 지원을 넘어 ‘국가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지역개발·농업 보조금·농업인 지원 중심의 정책이 조건부·사업형 지원에 머무르며 생활 기반이 약화된 농촌 전체를 지탱하기에는 범위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농어촌기본소득 도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경철 충남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농촌 지역의 공동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농업인 인구는 농촌 인구의 1/4에 불과해 기존 농업인 중심 정책으로는 농촌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농촌 주민 전체를 위한 기본소득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진도 국민총행복전환포럼 이사장(충남대 명예교수)은 “농어촌주민수당(농어촌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지급이 아니라 지역과 공동체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인정이며, 농정과 지역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시금석”이라며 “이를 통해 농촌은 최소한의 경제적 안전망을 갖추고, 국민 모두가 필요로 하는 국토·환경·문화의 다원적 기능이 지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을 다시 움직인 15만원···지역의 지속가능성 돕는 ''필수 인프라''

지역경제 순환 촉진 뚜렷

주민 삶의질 만족도 제고

정주인구 유입 효과 주목


▲ 청산면 농촌기본소득이 쏘아 올린 작은 공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나라, 두터운 사회안전매트로 위험한 도전이 가능한 나라여야 혁신도 새로운 성장도 비로소 가능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본적 삶의 조건이 보장되는 나라’를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균형성장과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농산어촌’ 역시 이런 관점 위에서 설계됐으며, 농어촌기본소득은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필수 인프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경기 연천 청산면에서 2022년부터 진행한 농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기본소득을 통해 지역 내 소비를 늘리고 돌봄·의료·교통 등 사회서비스 수요를 촉진해 공동체 회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긍정적 효과를 확인한 실험 사례로 평가받는다.

경기도에 따르면 2022~2024년 청산면에 지급된 월 15만원 지역화폐의 92.5%가 관내 소비로 이어졌으며, 사업체 관내 재지출도 6.56%를 기록하는 등 지역경제 순환 구조를 촉진하는 내수 활성화 효과가 확인된다. 이 기간 신규 사업체는 39개소가 증가했으며, 미용실, 숙박시설 등 생활 인프라도 다양화됐다.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도 높아졌다. 사회적 교류 증가와 주민역량 강화로 공동체 의식이 향상됐고, 일부 정주 인구 유입 효과도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 읍·면 중심 상권 회복과 지역 서비스업 재편을 촉진할 가능성도 발견된다.

농어촌기본소득은 청년·여성·귀농귀촌 인구의 정착 유인을 강화하고, 고령층 돌봄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회서비스 확대, 지역 공동체 강화 등 다각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농어촌기본소득이 다른 농촌 관련 정책과 통합적으로 연계될 경우 농촌 공동화 활성화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김호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농어촌기본소득은 모든 농어촌 주민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 생활 안전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청년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 지역 공동체 회복 등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를 다지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농어촌이 버틸 수 있도록 국가는 최소한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농촌의 지속가능성은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국가 식량안보·환경안보 확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농어촌기본소득은 실험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하는 국가 인프라 구축 과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