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원산지 속인 군급식 업체 ‘심판대’ 오른다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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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업체가 브라질산 돼지고기 라벨(아래) 위에 국내산으로 새로 출력한 라벨(위)을 덧붙여 군부대에 납품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남농관원




외국산 89t 규모 국내산 조작

허위표시 업체·직원 검찰 송치

안정적 식재료 군 공급 위해

국산 원료 가공품 세금 감면 등

지역 농축산물 급식 지원 절실



농민신문 창원=박하늘 기자 2025. 12. 11



외국산 식자재를 국내산으로 속여 해군에 납품한 민간 위탁급식업체와 직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심지어 관련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원산지 허위표시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위탁급식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군 장병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농축산물 이용을 의무화 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지원장 백운활)은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민간 위탁급식업장 운영업체 A사와 해당 법인 직원 18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사는 2022년 해군과 민간 위탁급식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경남도 내 11개 급식업장을 운영해왔다. 이 중 10개소에서 2022년 2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외국산 돼지고기·닭고기·깐양파·세척당근·냉동채소류 등 50개 품목을 국내산으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원산지 조작건수는 전체 7000여건으로 89t에 달하며 3억원 상당이다.

또한 7개소에서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억2000만원 상당의 외국산 돼지고기·닭고기·오리고기 등 육류 20t을 군 장병에 제공하면서 주간식단표엔 국내산으로 혼동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원산지표시 위반이 적발돼 수사받고 있는 중에도 위반행위를 지속했다는 점이다. 경남농관원에 따르면 해당 업체 직원 중 일부는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브라질산 돼지고기 등 외국산 식자재 포장재에 국내산으로 표기된 라벨지를 출력해 재부착하는 방법으로 원산지표시를 삭제, 변경하는 등 위반행위를 지속했다.

경남농관원은 3월11일 A사에 대해 ‘표시변경’ 처분을 내리고 자체 수사를 진행(본지 4월30일자 5면 보도)해왔다. ‘원산지표시법’에 따르면 원산지를 거짓 표시한 경우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이 과해진다.

업계 안팎에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군급식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시·평시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을 위해선 각 부대가 속한 지역농축산물이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급식방침에 명문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공식품을 관리하기 위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군급식은 장병들의 식품 선호도 변화와 급식 인력 문제 등으로 갈수록 가공식품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2021년 국내산 농축수산물 군납 공급액은 7775억원에 달했지만, 2024년엔 516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은 7289억원에서 1조4115억원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민간 위탁급식업체는 저가를 앞세워 질 낮은 외국산 원재료를 사용한 가공식품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A업체가 원산지 허위표시를 한 이유도 결국 수익을 늘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농축산물보다 가공식품 원재료 원산지를 속이기가 훨씬 용이하다는 점에서 가공식품 원산지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의 군납 공급이 늘 수 있도록 세금 감면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은 최근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에 국내산 원재료로 생산한 가공식품의 군급식 공급 시 부가세를 면제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서 의원은 “이를 통해 국내산 농축수산물 활용을 활성화하고 외국산 원재료 수급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국가안보와 식량안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