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충남대전·전남광주 등
법안 4건 행안위 전체회의 회부
재정·권한·민주성 등 논란 점화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026. 2. 9
광역지방자치단체 통합을 위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했다. 정부·여당은 통합 법안을 속전속결 처리한다는 구상으로, 상당한 쟁점을 짧은 시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지자체 통합 법안을 법안심사소위로 회부했다. 회부된 법안은 4건으로, 여야가 각각 발의한 경북·대구 통합 법안,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 통합 법안, 전남·광주광역시 통합 법안 등이다.
행안위는 9일 입법 공청회, 10∼11일 소위 심사를 거쳐 12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 최종 통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6·3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을 뽑고, 7월1일 통합특별시 체제로 민선 9기가 출범하게 된다.
통합 로드맵이 촉박하게 설정된 반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이날 행안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통합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통합이 ‘1극 체제 완화’라는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려면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통합시당 매해 5조원씩 4년간 지원한다는 인센티브보다 지자체의 재정 자율성을 높이는 근본 해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을)은 “이미 국가 재정 700조원 중 지방이 60% 가까이 쓰고 있는데 5조원만 더 주면 지방소멸이 해결될 수 있는 거냐”고 지적했다.
통합 논의가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지방자치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충북 청주서원)은 현재 지방자치가 사실상 기관자치라는 점을 지적하며 “풀뿌리 민주주의 권한이 약화된 상태에서 어마어마한 권한을 주면 지역주민은 더 소외될 수 있다”고 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은 “경북·대구, 전남·광주광역시는 통합 후 기초의회까지 일당 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리 당이 발의한 안에 기초의회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으니 검토해달라”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서울 강동을)은 “광역시의회와 도의회는 의석수 차이가 크고 의원당 대표 인구수 차이도 크다”면서 통합 후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 및 의원정수 대안을 정부에 요구했다.
법안마다 독소조항도 쟁점이다. 경북·대구 통합 법안엔 ‘글로벌미래특구’에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제한에 예외를 두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다.
이같은 난제가 속도전에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울산 울주)은 “시간이 없으니 ‘이렇게 가자’는 게 백년대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국회 안팎으로는 이번 통합 논의에서 소외되는 지역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진다. 강원도에선 9일 도민 3200여명이 국회로 상경 투쟁을 나선다. 통합시에 특별자치도 이상의 막강한 권한과 특례가 부여되는 반면 특별자치도 권한 개선을 위한 특별법 개정 논의는 정체돼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