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농정신문] 농산자조금법 논란…정부의 책임 전가냐, 수급 강화냐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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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자조금 공적기능 강화 목적으로 법안 제정 추진

양파·마늘협회…자조금 산하기관화, 책임 회피 우려 및 반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6. 1. 21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가 여당 의원실을 통해 발의하려던 「농산자조금 조성 및 자조금단체 육성에 관한 법률안(농산자조금법)」 제정이 양파·마늘 생산자단체의 강경 반발에 부딪혔다.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와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최상은, 마늘협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농산자조금법 제정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이번에 양 협회 성명 발표의 계기가 된 농산자조금법은 농산 분야 자조금을 독립법인화해 생산자단체(자조금) 중심의 자율적 수급조절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자조금 제도 개선 방향과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윤석열정부 때에도 여당이던 국민의힘 의원 등을 통해 해당 법안의 제정을 시도한 바 있다. 이후 현재 이재명정부에서도 기존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세부 내용을 살짝 바꾼 법률안의 발의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안했는데, 해당 의원실이 다른 의원실에 공동 발의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양 협회가 이를 인지해 성명을 발표하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양 협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의 자조금이 수급관리 주체가 되기 어려운 현실인 만큼, 생산자 중심의 자율적 수급조절은 생산자단체와 농협 등의 사업 주체가 중앙·지방 정부의 정책 및 예산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 협회에선 해당 법안 제정으로 자조금단체가 특수법인화될 경우 역할이 정부 및 지자체의 위탁사업을 수행하는 수준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자조금의 주체인 생산자단체 농민들의 권익 보호 및 대정부 정책 기능 수행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자조금의 존속 여부가 국가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자율성 약화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무진 마늘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역할인 수급조절을 생산자단체에 떠넘기려는 행태다. 국가와 지자체가 농산물 수급의 책임을 지도록 법에 명시돼 있는데 이번 농산자조금법 제정을 통해 자조금을 특수법인화 시켜 생산자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라며 “윤석열정부 때 추진하던 법안 제정을 그대로 새 정부에서 다시 밀어붙이는 농식품부도 문제지만 야당에서 여당으로 그 위치가 바뀐 마당에 해당 법안을 그대로 받아 제정하려는 의원실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원실에선 농산물 수급조절의 기능 자체를 생산자단체가 주도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법안 발의를 준비한 것이라 전했다. 또 해외에서 생산자단체 중심의 자조금이 잘 운영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법 제정을 통해 농산자조금을 생산자단체가 제대로 운영하면 생산자단체의 힘도 커지고 가격 결정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농식품부 담당자 또한 “방향성이 같기 때문에 이전에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발의하려던 법안과 현재 법안에 큰 차이는 없다. 현재 비영리단체(사단법인)로 자조금을 운영하다 보니 자조금 거출 등에 대한 현장 민원이 꽤 많고 국비와 거출금만으로 자조금 사업을 운영하다 보니 한계가 분명해 법안 제정을 추진한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법 제정으로 자조금이 특수법인화될 경우 공법인으로서 공적 기능 수행에 힘을 받게 된다. 또 지자체를 비롯해 공공기관의 위탁 업무 수행 등 사업 범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답했다.

정부 의도대로 농산자조금법 제정이 이뤄질 경우 자조금 거출의 법적 근거가 확보되고 농가 단위 거출 고지서 발급 등이 용이해지는 데다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의 예산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아울러 농식품부 담당자는 자조금에 대한 정부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양 협회 우려에 대해 ‘오해’라고 잘라 말했다. 또 정부가 농산물 수급에 대한 책임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는 예산이 강화됐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다른 생산자단체에선 법 제정을 서둘러 달라는 입장이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양 협회는 법률안 제정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자조금 단체들과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또 농산자조금의 발전을 위해 사업·예산에 대한 장관 승인 등 행정적 통제에서 벗어나 사후관리로 전환해 자조금의 자율성 확대를 대폭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자조금 단체에 필요한 운영비, 사업비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도록 한 임의조항을 지적하며 국가 지원을 거출금 이상으로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