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에서 3370만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농산물 소비에 타격이 있을지 산지와 농산물 유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쿠팡이 1일 피해 고객에게 보낸 개인정보 유출 통지 문자메시지. 연합뉴스
소비자 이탈 땐 주문 급감 우려
‘대체 플랫폼’ 규모 차이 커 한계
“농산물 소비감소 제한적” 의견도
새벽배송 제동 걸릴까 전전긍긍
전자상거래업계 보안 강화 온힘
농민신문 김인경 기자 2025. 12. 4
연 매출 41조원의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쿠팡에서 고객 개인정보 3370만건이 대거 유출되면서 농산물 유통업계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쿠팡은 새벽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농산물 거래도 활발히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쿠팡 측 대응에 실망한 소비자 이탈로 쿠팡을 통한 농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대체 유통망이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선 제기된다. 그러나 충성 고객이 워낙 많아 쿠팡의 아성이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선 새벽배송 제한 여론이 거세질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발주량 급감할까”…쿠팡 거래 대형 산지 ‘전전긍긍’=쿠팡과 적지 않은 규모로 거래를 이어오는 일부 산지농협은 요즘 좌불안석이다. 회원 이탈 소식에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다. 쿠팡을 통해 연간 50억원 규모로 딸기를 판매해온 경남 A농협 관계자는 “우리로선 온라인 판매망인 쿠팡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주문량이 줄어들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쿠팡에서 빠져나간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온라인 쇼핑몰로 이동할 수 있는데 산지로선 거래선을 쉽게 바꿀 수가 없어 곧바로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을 통해 대추방울토마토를 연간 1700t 규모로 판매하는 충남 B농협 관계자는 “쿠팡 사태 이후 첫 월요일인 1일 발주량이 그 전주 월요일보다 다소 줄어 노심초사 중”이라면서 “쿠팡 고객이 경쟁 업체인 오아시스마켓·B마트 등으로 옮겨갈 수 있지만 이들 업체는 쿠팡과 견주면 취급규모가 워낙 영세하다보니 우리 농협 출하 물량을 소비해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도매시장 출하 쏠림에 따른 경락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장현석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B2B온라인반장은 “쿠팡 측이 자칫 회원수·주문량 감소로 거래 산지에 발주량을 줄인다면 해당 산지는 거래가 중단된 물량을 도매시장으로 출하할 수밖에 없어 반입량 홍수에 따른 농산물 시세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대체 판로 충분해 영향 제한적” 의견도=그러나 이번 사태가 농산물 거래량 감소로 직결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쿠팡을 통해 상추·깻잎 등 엽채류를 연간 80억∼100억원 규모로 판매 중인 충남 C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관계자는 “일부 회원이 쿠팡에서 탈퇴하더라도 새벽배송이 필요한 소비자는 컬리·오아시스마켓 등 다른 플랫폼을 이용할 것”이라면서 “쿠팡 탈퇴에 따른 소비 감소보다 이번 사태가 일부 정치권이 추진 중인 새벽배송 제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할지가 더 큰 걱정거리”라고 토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1일(현지시각) 내놓은 보고서에서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는 만큼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 때아닌 보안 강화 바람이 부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컬리 홍보팀 관계자는 “자체 보안협의체를 열어 점검사항을 추가하고 정기 보안점검과 별도로 선제적으로 보안사항을 살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 또한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보안 모니터링 절차를 지속해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