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비 지수 124.2 ‘역대 최고’
농가 파산 103건으로 30년 만에 최다…영세 법인이 80% 달해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6. 2. 4
일본 농가의 경영비가 농기계·비료 등 주요 자재를 중심으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며 농업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생산비 급등과 인력난이 맞물리면서 농업 사업자 파산 건수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최근 내놓은 2025년 농업물가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농업 투입 비용을 나타내는 농업생산자재 가격지수가 기준연도(2020년) 대비 124.2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3년간 지수가 120 안팎의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농가 경영을 압박하는 고물가 흐름이 굳어진 양상이다. 특히 비료와 사료 등 핵심 투입재 가격이 장기간 상방 압력을 받으며 농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부 항목에서는 광열·전력(134.8), 농약(117), 농기계(113.6), 종묘(114.1) 등 주요 자재가 과거 최고치 수준에 도달했다. 비료(140.4)와 사료(137.7)도 정점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농가 판매가격을 반영하는 농산물 가격지수는 134.1로 전년 대비 14.3% 상승했다. 특히 쌀 가격 지수가 전년 대비 57.6% 뛰어 전체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2025년 12월 쌀 지수는 225.4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된 생산비 부담은 결국 농가의 경영 기반을 흔들었다. 도쿄상공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농업 관련 법인과 사업자등록 경영체의 파산은 103건으로 집계돼, 1996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79.6%(82곳)이 자본금 1000만엔(9282만원) 미만의 영세 사업자로,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소규모 경영체가 가장 먼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농업신문은 엔저로 인한 수입 자재비 급등이 영세 경영체를 직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재정 압박에 더해 심각한 인력난도 경영 붕괴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인력 부족’을 직접 사유로 한 파산은 14건으로, 이전의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7건은 후계자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한 사례로 분류돼, 농촌 현장에서 세대교체 실패와 경영 기반 약화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