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미래전략연구소 보고서
美 ‘손실보장제’ 기준가격 상향
보험 확대 등 ‘농업법’ 개정 논의
韓도 소득보전 중심 정책 필요
농민신문 이재효 기자 2026. 2. 4
탄탄한 농가소득 안전망을 마련했다고 평가받는 미국이 최근 ‘농업법(Farm Bill)’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추세다. 선진국에 비해 아직 체계적인 소득 안전망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미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미국의 농가소득 안전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농업법에 명시된 농가소득 안정제도는 크게 ‘소득·가격 보상제도’ ‘농작물 보험제도’ ‘농업재해 지원제도’로 구성된다.
이러한 미국의 농업법은 최근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5년마다 갱신됐던 농업법은 식품 보조 프로그램(SNAP) 개편에 대한 상·하원의 의견이 갈리며 개정이 미뤄지고 있지만 농가소득 안전망 강화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된 모습을 보인다.
일례로 지난해 7월 발효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은 농업법 유효기간을 2031년까지 연장하면서 농업 보조금 지급체계와 위험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편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면 손실을 보장하는 ‘가격손실보장제도(PLC)’의 기준가격을 상향하고, 농가 수입 감소를 보전하는 ‘농업위험보상제도(ARC)’의 보장률과 지급 상한선을 올렸다.
최근 상·하원의 농업법 개정 논의 과정에선 중소농과 청년농민에 대한 지원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동안 농업법은 대규모 농장의 생산 안정화와 국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왔다. 농작물 보험제도도 보장 품목을 늘리고 보험료 보조를 확대해 농가 참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장도환 농협 미래전략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미국 농업법 개정 국면에서 기후재해·시장충격 등 복합 위험을 다층적으로 보장하는 보험 체계가 논의되고 있다”며 “우리도 단순한 가격 보장이나 직불금 지급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다양한 농가 위험을 패키지 형태로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8월부터 ‘농산물가격안정제’가 시행 예정인 만큼 기준가격 산정 방식에 대해 투명하고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5년간 평균가격, 생산비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준가격 산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농에서 소농·청년농으로 시선을 돌리는 미국처럼 우리도 농가 규모별 맞춤형 경영 안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정 생산비 부담이 큰 중소농·청년농에게 농업기술 지원, 소득 보전 중심 정책을 추진하고 대규모 농가에는 보험 보상 확대, 스마트팜 보급 등의 지원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외에 지난해 7월 미국 정부가 안정적 농산물 공급망 구축을 통해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국가 농업안보 실행 계획(National Farm Security Action Plan)’을 발표한 사례를 참고해 우리도 농지와 필수농자재 공급에 관련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