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수축산신문] 반복되는 할당관세…과일수입 부추겨
202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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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매대에서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바나나 더미.




수입과일 가격 하락시

국산과일 소비 감소 불안감

국내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제도적 지원 필요



농수축산신문 김진오 기자 2026. 2. 23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과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하면서 농업계 일선에서는 수입과일의 국내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을 앞둔 지난 3일 필리핀 등 수출국의 작황 부진과 고환율 등으로 바나나, 망고, 파인애플 등 일부 수입과일의 가격이 상승해 가격안정 차원에서 기존 30%에서 5%로 할당관세 적용을 추진 중이라 밝혔다.

설 성수품 가격안정 차원이 아닌 수입과일 가격이 높아 민생 안정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지만 지속적인 할당관세로 인해 외국산 과일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과수농가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 할당관세, 외국산 과일 수입 견인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 신선과일 수입량은 다양한 과일 선호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로 2018년까지 증가했다. 이후 엘니뇨로 인한 산지 작황 부진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히 지난 2024년에는 국산 과일 생산량이 감소하고 할당관세가 장기간 시행되면서 수입량도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는 할당관세 종료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수입량은 6.0%, 수입액은 8.9% 감소했다. 사실상 할당관세가 외국산 신선과일 수입량을 견인한 셈이다.

최근 3년 간 연도별 주요 신선과일 수입량과 수입액은 △2023년 65만2000톤, 12억700만 달러(1조7598억 원) △2024년 77만4000톤, 14억5600만 달러(2조1228억 원) △지난해 72만7000톤, 13억2700만 달러(1조9347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에 수입되는 수입과일은 대부분 열대과일로 지난해 기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등 열대과일이 65.4%를 차지했다. 이외에 오렌지, 레몬, 자몽, 만다린 등 감귤류가 19.6%를 기록해 그 뒤를 좇았다. 또 포도, 키위, 체리, 석류, 블루베리 등 온대과일이 15%로 집계됐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경기가 악화되면서 국산 과일 대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수입 과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해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1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입과일 소비행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입과일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가격’이 27.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로는 △맛과 품질 25.3% △가격과 무관 13.8% △구매 접근성 12.1% △보관 용이성 11.1% △손질 간편성 8.2% △선호 브랜드 2.2% 등의 순이었다.

이 조사를 통해 외국산 과일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어떤 과일의 대체품목으로 보는지도 알 수 있었다. 수입과일 품종별 대체율은 바나나의 사과 대체율이 21.0%로 가장 높았고 △오렌지는 귤 20.5% △포도(수입)는 포도 11.6% △키위는 사과 11.1% △블루베리는 포도 10.0% △파인애플은 배 7.9% 순으로 나타났다.



# “국내 과일시장 한정돼, 농가에 영향 줄 것” 우려

이 같은 상황서 업계인들은 정부의 할당관세 조치로 수입과일 가격이 내려가면 국산과일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경환 서상주농협 조합장은 “시장이 한정된 만큼 수입과일 할당관세 적용은 국내 농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특히 샤인머스캣은 가격이 떨어져 최소한의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데 수입과일이 저가로 들어오면 소비는 더 감소할 것”이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박연순 한국과수농협연합회 전무는 “우리 농업계를 보호할 장치 없이 무분별하게 외국산 과일을 수입 확대하다간 과수산업을 잠식할 수 있다”라며 “국내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농식품부의 수입과일 할당관세 적용이 향후 사과시장 개방을 위한 밑준비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신애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실장은 “국산 과일 가격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일이 반복되니 일선 농가 사이에서는 사과 시장 개방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라며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가격이 이미 낮은 상황에서 설 대목에 이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게 쉬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번 수입과일 할당관세 조치는 수입과일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시행한 조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배민식 농식품부 농식품시장관리과장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가격이 환율로 인해 급격히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 수입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것은 민생 차원에서 접근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기준 사과가격은 지난해보다 12.4% 낮지만 가락시장 가격은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갖고 있는 지정출하물량이나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가락시장에 집중해 가격을 안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중소과 선물세트 등을 지난해보다 2배 확대해 공급하고 13일까지 가락시장을 통해 지정출하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