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DC 감축목표 대국민 공청회에서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이 청중발언을 통해 축산업의 현실을 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후환경에너지부 유튜브 캡처
기후에너지환경부 ‘의견 수렴’
농축수산업계 패널 토론서 빠져
“의견 제대로 제시 못 해” 비판
한돈협회장 등 청중 발언만 참여
NDC 50~60%·53~60% 2개안
산업계 ‘과도’ 시민사회 ‘부족’ 팽팽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11. 7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공청회’를 열고, 2018년 대비 상한 60%, 하한 50%·53%의 두 가지 정부안을 공개했다. 목표의 타당성을 놓고 산업계는 “과도하다”, 시민사회는 “부족하다”고 맞섰지만, 주요 감축군인 농축수산업계는 패널에서 배제돼 의견조차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대국민공청회에서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5년 감축 범위를 하한 50% 또는 53%, 상한 60%로 제시했다. 농축수산 부문은 2018년 2760만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에서 50% 감축 시 2040만tCO₂eq, 53% 감축 시 2000만tCO₂eq, 60% 감축 시 1950만tCO₂eq까지 낮춰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농축수산·폐기물·흡수원 부문과 관련해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용 방안 마련 △재생에너지 공동이용시설 지원 확대 △탑플라스틱 국가 로드맵 수립 △재생원료 사용의무 및 배터리 재생원료 생산인증제 도입 △신규 흡수원 확충을 위한 규제 개선과 부지 확보 △목조건축 활성화 등 6대 핵심 이행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전력 부문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제정과 육·해상풍력 인프라 확충이 농업계와 관련된 정책으로 언급됐다.
정부안 발표 이후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업계·단체 간 공방이 팽팽했다. 대한상의와 철강업계 등 산업계는 “목표치가 과도하다”고 주장한 반면, 시민사회와 미래세대 단체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에는 좌장을 포함해 시민사회·산업계·노동계·금융계·법조계·학계·미래세대 등 12명이 참석했지만, 전력·산업·건물·수송·냉매 부문에 이어 배출 비중이 높은 농축수산업계는 패널 명단에서 제외돼, 결국 청중토론을 통해 의견을 제시해야 했다. 이 자리에서는 “농업계 배제는 곤란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전남 구례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소개한 여성농업인은 “‘기후위기’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봄철 대형 산불과 여름철 가뭄·폭염에 가을장마까지 견딘 농민에게는 재난에 가깝다”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기후 대응 정책 논의에서 농민이 빠져서는 안 된다. 농민 참여의 구조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민 10명 중 7명이 임차농인 현실에서 영농형 태양광을 추진하면 지주가 농지를 태양광 부지로 전환하고 농민은 밀려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은 청중 발언에서 “탄소중립 목표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축산업의 일률적 감축 강제는 문제”라며 “축산업 배출은 2022년 기준 전체의 약 1.58%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뇨 특성상 바이오가스 의무화의 현실성이 낮고, 현재 Scope1(직접배출) 중심 산정체계를 에너지 효율을 반영한 Scope2(에너지 간접배출)까지 포괄하도록 정비해야 현실적 감축 경로가 열린다”며 “정부가 기준을 정비하지 않은 채 ‘저탄소 사료를 쓰라’, ‘바이오가스 시설을 설치하라’고만 하는 것은 사육두수 감축으로 이어지고 결국 식량산업의 근간인 축산업이 흔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과 관련해 “농민에게 소득이 분배될 수 있도록 설계하겠다”고 했으며, 축산업계 지적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세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안은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2035 NDC 최종안을 확정한 뒤, 11월 10~21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