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농민신문] 사면초가 국산콩…수요처 확보가 살길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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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콩산업, 해법은]

산업 육성 정책 불확실성 크고

가공업계, 값싼 외국산만 선호

국산 활용 인센티브 등 도입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5. 11. 20



가을이 무르익으며 콩 수확이 한창이지만 농가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올해 가을장마 등 기상이변으로 논콩 작황이 예상만 못하다는 점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농가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내년 농사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국내 가공업계의 외면 등 악조건이 겹치면서 콩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소비기반 확충 등 콩산업의 발전방향과 함께 국산콩 고품질화 사례에서 활로를 찾아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11월 콩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콩 재배면적은 8만3133㏊로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12.3% 늘어난 수치다. 주목할 점은 늘어난 면적 대부분이 논콩이라는 점이다. 올해 논콩 재배면적은 3만2920㏊로, 지난해보다 무려 46.7%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8만㏊ 감축을 목표로 추진한 ‘벼 재배면적 조정제’에 농가들이 적극 참여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벼 재배면적은 67만8000㏊로 지난해보다 2만㏊(2.9%) 줄었다.

문제는 다수 농민이 정부 정책에 협조했지만 부족한 판로 탓에 국산콩 과잉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국산콩의 수요처 확보가 어려운 점은 국내 가공업계의 외면과 관계가 깊다.

농식품부는 올해 국산콩 수요를 확보하고자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TRQ) 수입의 경우 기본 계획물량(18만5787t) 외에는 추가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5월부터 업계에 국산콩 사용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저렴한 외국산 콩을 선호하는 업체들은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결국 농식품부는 9∼11월 TRQ물량을 추가로 3만7700t 공급했다.

조영제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장은 “WTO TRQ 수입은 기본물량 외에 연간 3만∼4만t씩 증량해왔는데, 이같은 물량만큼이라도 국내 가공업계에서 국산콩으로 소화해달라는 요구가 컸다”며 “하지만 업체들이 거부하면서 정부 정책 기조가 흔들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해 장류 식품유형 통합을 추진한 것도 콩 생산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식약처는 최근 연구용역을 통해 한식 간장·된장 등의 분류를 양조 장류와 통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공개한 바 있다. 강순아 장문화협회장은 “국산콩을 사용해 만든 전통장류에 대한 구분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업체들이 타격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콩 생산비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또 다른 악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콩 생산비는 10㎏당 4만3322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노동비가 폭등했던 2020년(4만4687원)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는 잦은 방제로 인해 농약비 등의 지출이 많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종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산콩의 수요처 확보가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외국산 콩을 사용하는 가공업체들이 국산콩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과감한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공공급식 활용 등 새로운 수요처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한필 전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콩 가공업체들과 협약을 맺어 국산콩을 할인 공급하고 학교급식 등 판로까지 확보해주는 사업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점차 물량을 늘려나가면 소비기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