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43만→80만톤으로 하락
최근 몇 년 사이 최저 불구
일부 언론 ‘쌀값 조정’ 방출 압박
‘비상 대비 식량안보 수단’ 간과
무리한 방출 땐 수급 불안 위험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6. 1. 13
최근 쌀값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자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정부 창고에 공공비축미가 쌓여 있는데도 시장에 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정부 쌀 재고는 예년과 비교해 크게 줄어든 상태로, 업계에서는 이를 ‘과잉’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리한 방출은 오히려 향후 수급 불안을 키울 수 있고, 공공비축미의 본래 성격을 간과한 지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TV조선은 지난 7일 ‘쌀값 역대 최고인데 정부 창고엔 ‘산더미’…공공비축미 ‘엇박자’’라는 보도를 통해 정부가 식량안보를 이유로 공공비축미를 창고에 보관하는 사이 시중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파이낸셜뉴스도 9일 ‘역대급 쌀 수출에…국내 밥상은 ‘金쌀’’ 기사에서 쌀 수출 증가와 국내 쌀값 상승을 연결 지으며, 정부 비축미의 탄력적 운용과 수출 물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부관리양곡 재고 현황을 살펴보면 이 같은 보도와는 다른 수급 현실이 드러난다. 지난해 양곡연도 말(10월 31일 기준) 정부 쌀 재고는 80만4000톤으로, 2024년 112만9000톤 대비 32만5000톤 감소했다. 2023년 143만5000톤, 2022년 111만5000톤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치로, 정부 쌀 재고를 ‘과잉’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쌀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양곡연도 말 기준 정부 재고가 180만톤에 달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료·주정용 전환과 해외원조, 특별 처분 등이 이어지면서 재고가 80만톤 수준까지 줄었다”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시장에 추가로 대량 방출할 수 있는 여력 자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비축미의 역할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공비축미는 단순한 가격 조절 수단이 아니라 흉작이나 가격 급등 등 비상시에 대비한 식량안보 수단”이라며 “정부가 저소득층에게 저가로 공급해 생활 안정을 돕는 공공 기능도 수행하고 있는데, 무리한 방출은 이런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부 언론 보도는 공공비축미의 성격과 기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현재 쌀값 흐름을 ‘급등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햅쌀 가격이 처음 반영된 지난해 10월 5일 산지쌀값이 80kg당 24만7000원 수준이었으나 이후 하락해, 최근에는 22만7000~22만8000원 선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식품부는 “올해 계획된 공공비축미 40만톤(멥쌀 기준)을 매입하더라도 2025년산 쌀 수급은 13만2000톤 과잉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10월 13일 발표했던 시장격리 10만 톤 가운데 일부(4~5만 톤)에 대해서는 실제 격리 여부를 신속하게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격리 물량 방출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확기가 끝난 직후부터 격리 물량을 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올해 RPC나 DSC 등에서 벼 매입 물량도 충분해,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공급 여력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쌀값은 가정 등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오는 22일 국가데이터처가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소비 추세와 지난해산 쌀 생산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쌀 수급 안정 추가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